최근 폭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분노했다.
박 시장은 13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야만적 불법행위와 권력남용을 자행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대상"이라며 "이런 정도의 사건이 서구에서 일어났다면 어떤 대통령도, 어떤 내각도 사임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이 지적한 '야만적 불법행위'와 '권력남용'은 12일자 <한국일보>에 보도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문화정책에 밝은 예술계 인사'로부터 입수했다며 명단의 표지를 공개했다.
이 명단은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인 594명 ▲ 2014년 6월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학인 754명 ▲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6517명 ▲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 에 참여한 1608명 등 네 부류로 나누고 있다.
위의 예술계 인사는 기사에서 "지난해 5월 흔히 말하는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에서 내려왔고 우리 입장에서는 이에 따라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문체부 공무원들의 푸념을 들었다"며 "실제 이 문건을 직접 보기도 했거니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고 말했다. 또 "표지 뒤에는 9473명의 구체적 명단이 리스트로 붙어 있었고, 이 때문에 이 문건은 A4용지로 100장이 넘어가는 두꺼운 분량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후 문화예술계에서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입소문이 파다했고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심사기준 1위 작품의 탈락하거나 선정된 공연 작품이 지원금 포기를 종용받았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단순히 저를 지지한 문화예술인이 포함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며 "정상적 민주주의하에서 어떤 공직후보자를 지지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온갖 불이익을 받았다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막장 드라마이며 사유화의 극치"라고 규정하고, 국회가 "당장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그 조사결과에 따라 탄핵이든, 사임요구든 그 무엇이든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총선 민의가 무엇을 바라는지 아직 잊지 않았다면 야당은 야당다운 역할을 제대로 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금까지 메가톤급 권력비리와 권력남용이 있었는데도 다수당이 된 야당의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