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밥값 13만 원, 비정규직은 수십 년째 밥값 0원. 올해부터는 반이라도 받나 했더니 ….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원, 비정규직 밥값 삭감."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경남도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합의했던 급식비(8만 원)를 경남도의회가 삭감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밥값 예산을 삭감한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선전전을 벌이는 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학교비정규직 급식비와 관련한 갈등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동안 정규직은 월 13만 원의 급식비를 받았지만, 비정규직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학교비정규직들은 급식비를 요구하며 경남도교육청 마당에서 천막 농성하거나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경남도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급식비를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학교비정규직이 양보해 정규직에 거의 절반 수준인 월 8만 원에, 적용 시기도 3월이 아닌 6월부터 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렵게 이루어낸 합의에 대해 경남도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경남도의회 경남도교육청 소관 예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2일 학교비정규직 급식비 예산을 삭감했고, 이는 13일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27명과 반대 6명으로 통과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비정규직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규탄 펼침막'을 들고 경남도의회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는 동시에,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의 지역구를 돌며 관련 관련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 조장하는 결정 한 의원들"
이들은 "비정규직 밥값 삭감에 찬성한 의원입니다. 시민 여러분, 잘못된 결정 바로잡을 수 있도록 자기 지역구 의원께 의견 개진합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공개한 '비정규직 밥값 예산 삭감한 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새누리당 강민국(진주3), 강용범(창원7), 김성준(창원9), 김진부(진주4), 김창규(거제2), 박금자(비례), 박동식(사천2), 박병영(김해4), 박우범(산청), 박준(창원4), 박춘식(남해), 안철우(거창1), 이규상(김해7), 이만호(함안1), 이성애(비례), 이종섭(의령), 이태춘(양산3), 정광식(창원8), 정재환(양산2), 정판용(창원12), 조우성(창원11), 진병영(함양), 천영기(통영2), 최진덕(진주2), 황대열(고성2), 황종명(거제3) 의원과 무소속 제정훈(고성1) 의원이다.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비정규직에게 밥값 8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학교비정규직-경남교육감 임금협약'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중재로 성사된 노사정 대타협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회는 노사정 합의안을 무시하고, 학교비정규직 밥값 일부를 삭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의원들이 비정규직의 차별을 조장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것도 비정규직 밥값 삭감"이라고 분노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이어 "공공부문에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한,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법으로 비정규직 차별은 금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법을 어기고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소하는데 손을 놓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모습을 털어내는 것이 비정규직 철폐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22일 오후 2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대규모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