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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재단이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아래 페랑디)'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 안종범 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관여했다는 재단 관계자의 증언이 공개됐다. 사실상 최씨와 차 감독이 사업을 주도했고, 안 수석과도 협의했다는 것이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11월 설립 한 달 만에 페랑디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페랑디에 정식 한식 수업을 개설하고 한국에 '미르-페랑디 요리학교'를 설립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페랑디 관련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재단은 올해 8월까지 총 6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다.

미르재단에 움직인 최순실·차은택·안종범

 왼쪽부터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그리고 차은택 감독,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왼쪽부터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그리고 차은택 감독,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 오마이뉴스

2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아무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페랑디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이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차 감독은 나를 호출해 회의를 진행했고 예산 사용과 사업 방향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다"라며 "그 자리에는 항상 최씨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업 초창기에 한 여성이 나타나 모든 사안을 결정하기에 그 정체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바로 최씨였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사무총장은 차 감독의 추천으로 재단에 들어갔지만, 이후 재단 운영과 관련해 차 감독과 관계가 틀어져 해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당시 경제수석이었던 안종범 수석이 이 전 사무총장에 전화를 해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안 수석이 페랑디 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추가 증언도 제기됐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랑디 사업 때문에 (안 수석을) 여러 차례 만났다"라는 이 전 사무총장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에 안 수석이 재단 인사뿐 아니라 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 수석은 "안 좋은 소문이 있다고 이 전 사무총장에게 4월 4일에 전화한 적이 있는가"라는 백 의원의 질문에 "그런 내용으로 전화를 했지만, 인사에 관련한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페랑디 사업 관련해 만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 사업으로 만난 적은 없다, 구체적 상황은 수사 과정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제기된 의혹 전반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는 민간 재단에 도는 '안 좋은 소문' 때문에 청와대 경제수석이 재단 사무총장에게 전화까지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3월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프랑스 미식주간 마스터클래스 행사에서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에꼴 페랑디'가 한식과의 어떤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서 같이 세계에 진출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국에 요리학교를 세우고, 또 프랑스의 에꼴 페랑디 안에 한식과정을 만들고 이렇게 된 것은 참 의미가 크다"고 재단법인 미르의 사업을 높게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3월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프랑스 미식주간 마스터클래스 행사에서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에꼴 페랑디'가 한식과의 어떤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서 같이 세계에 진출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국에 요리학교를 세우고, 또 프랑스의 에꼴 페랑디 안에 한식과정을 만들고 이렇게 된 것은 참 의미가 크다"고 재단법인 미르의 사업을 높게 평가했다. ⓒ 청와대

"청와대 관련 행사를 많이 제안 받았다"

백 의원은 이날 최순실씨가 미르재단에 관여했다는 내용의 이 전 사무총장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전 총장은 "최순실, 미르 관련해서 본 적 있다" "보이지 않는 권력 행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다 밝혀졌지만..."이라며 최씨가 사실상 재단을 좌지우지 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증언했다.

또 "청와대 관련 행사를 많이 제안 받았다" "교육문화수석실하고 경제수석실하고 협력 했다. ODA사업(해외원조 사업)은 외교수석실까지 포함됐고, 총괄은 경제수석이 했다. 그걸 왜 경제수석이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재단이 사실상 청와대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어 이 전 사무총장은 "약정 이행해달라고 몇 번이고 기업들에 공문을 보냈다" "약정기업이 약정한 기업대로 출연해주면 끝나는 건데" "약정을 했는데, 이 기업이 자기네 계열사에 배분을 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모금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강제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해임 이후 최순실씨와 안종범 수석과 수차례 통화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미르재단과 관련해 77개의 녹취파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차은택#안종범#미르재단#에꼴페랑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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