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솔직히 말해 큰 무게를 두고 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관련 논란을 질타하는 의원들에게는 "(논란을) 잠재워줘야지 자꾸 증폭시키면 어떡하느냐"라고 강변했다.
이 실장은 2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지난 3주 간) 국정감사를 통해 (비선실세 논란) 관련 질문이 나왔고, 각 부처 별로 해명이 잘 됐다"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어 이 실장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문제가 의혹 수준에서 제기됐기 때문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라며 "(문제가) 너무 증폭되고 수사까지 이뤄지고 있는데 조금 더 대통령을 열심히 잘 모시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 실장은 홍의락 무소속 의원이 "이 문제를 두고 비서실장이 주재한 회의를 해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공식적으로 (회의에서) 다룬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 실장의 답변에, 홍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이 이렇게 수세적이고 수동적이란 게 놀라움 따름이다"라며 "비서실 전체에서 능동적으로, 선제적으로 해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런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국민들이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이 논란 잠재워야지 왜 증폭시키나"이어 홍 의원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대구 취수원 문제, 경북대 2순위 총장후보 임명 논란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에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비서실이 대통령만 바라보고 국민을 보지 않는다. 제발 이러지 말고 해결할 건 해결하고, 논의할 건 자신 있게 논의하는 모습을 비서실장이 보여줘야 한다"라며 "온 국민이 저잣거리에서 온갖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자존심이 상하더라.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갈등이 없으면 좋겠지만, (홍 의원이) 어려운 몇 가지 (갈등 문제를) 짚어줬다"라며 "제가 더 챙기겠다. 노력하겠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은권 새누리당 의원도 "(이 문제와 관련해 비서실장의) 속 시원하지 못한 답변은 오히려 더 답답하게 만든다. (그건) 대통령을 모시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국민에게 실망 주는 일을 하려고 했겠나. 청와대의 모든 분들이 다시 한 번 각성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실장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며 "(국회의원들이) 논란을 잠재워 줘야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대기업) 강제 모금, 갈취 의혹에는 동의할 수 없다.
- 박: 비서실장은 동의 못하더라도, 국민들은 동의하고 있다.
- 이: 국가를 대표하는 분들(국회의원)이 잠재워 줘야지 자꾸 (문제를) 증폭시키면 결국 누구에게 손해인 건가. 국민에게 손해 아닌가.
- 박: 그래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러오라는 것 아닌가.
- 이: (논란을) 잠재워 줘야지, 자꾸 증폭시키면 어떡하나.
- 박: 누가 증폭시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