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딸로 알려진 정유라씨가 고교 재학 때 승마대회 '출전횟수 제한' 지침을 뛰어넘는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5일~26일 정씨가 졸업한 강남구 청담고에 장학사 3명을 파견해 정씨의 고교 시절 출결 부정 및 촌지 전달 시도와 관련된 의혹을 집중 감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27일 청담고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 정씨는 2012년(1학년), 2013년(2학년), 2014년(3학년) 서울 청담고 재학 시절 승마대회에 각각 7, 6, 4차례 출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교육청 지침인 '학교체육업무매뉴얼'에 어긋나는 행위다. 매뉴얼은 승마의 경우 대회 참가횟수를 '연간 4회 이하'로 못 박고 있다.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라는 게 이 지침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1학년 때와 2학년 때 제한된 지침보다 각각 3, 2차례 더 대회에 출전하는 특혜를 누렸다.
또한 정씨가 추가로 대회를 출전하는 데 최순실씨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2013년 5월경 (정유라) 학생의 어머니는 '승마대회 출전이 4회로 제한된다'는 말을 체육담당 교사로부터 전해 듣고는 학교를 방문하여 폭언과 함께 거센 항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순실씨의 기세에 눌린 학교가 교육청의 지침까지 위반하면서까지 최씨의 딸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무실에서까지 돈 봉투"
또한 최씨는 여러 교사들이 생활하는 청담고 교무실 등에서 모두 3차례에 걸쳐 촌지 전달을 시도하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부터 살펴보면 2014년 3월초 최씨는 자신의 딸 정씨의 3학년 담임 A교사와 교무실에서 면담을 한 뒤 본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날 면담한 내용은 '승마 체육특기생인 자신의 딸에 대한 출석 처리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최씨는 지난 2012년 가을에는 교장실에서 청담고 교장에게도 돈 봉투를 건네려고 했다. 손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는 것이다. 해당 교장은 "이날 최씨와 일상적 대화만 나눴다"고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에게 말했다.
최씨는 지난 2012년 5월에도 청담고 체육복지부 소속 B교사를 승마경기장에서 만나 돈봉투를 줬다. 이날 최씨는 "딸의 경기에 와주셔서 감사하고 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데 바빠서 그러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세 차례 모두 교원들은 최씨의 돈을 받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돌려줬다고 말했다"면서도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될 경우 비리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의 고교 출결 상황을 점검한 결과 실제 출석일은 3학년 50일, 2학년 149일, 1학년 134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급과 졸업을 위해서는 법정 수업일수(3학년의 경우 193일)의 2/3인 129일 이상을 출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출석인정으로 처리한 근거 서류인 승마협회 공문 등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진급과 졸업을 위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