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19일 낮 12시 19분]새누리당 지도부가 31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해 제기된 당 비주류의 지도부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당직자들이 잇달아 사표를 내는 등 파문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과 오신환 홍보본부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이 이정현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세 의원은 ▲청와대의 진상규명 협조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 추진과 함께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변인은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표는 아무 말씀 안 하셨다. 그동안 미숙한 '초짜' 대변인'을 잘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답했다. 잇달은 당직자들의 사퇴와 관련해 거취를 결정 못 내리는 지도부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조직적인 압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도부 사퇴에 대한 의견은 좀처럼 모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정현 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직자들 사표는 수리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당 지도부는 편하고 좋고, 대접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조직이 어려울 때 책임감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의무다. 어려울 때 자리두고 도망가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다. 지금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사태 수습이 우선이다. 당 지도부는 우선 책임감을 갖고 사태 수습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당내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41명은 긴급히 회동하고 최순실 사태 관련, 지도부 총사퇴와 의원총회 개최 등을 요구했다.
강석호 최고위원도 "나가라면 나가겠지만 일단은 '사태 수습이 우선이다' 그런 얘기(했다)"고 지도부 입장을 설명했다. 즉 '지도부 사퇴론에 공감하지만 때가 아니다'는 얘기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 직전 "오늘 쇄신모임에 저도 다녀왔다. 현 지도부로는사태 수습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지도부 사퇴론을 회의석상에 제기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그러나 "(지도부 입장은) 거국중립내각이나 특검이 협의·결정돼 진행돼 가는 과정이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 현 지도부에 '무조건 물러나라. 책임이 있다' 이런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태 수습이 진행되면 지도부에 대해 잘 했다, 못 했다 평가가 나올 것이다. (수습이) 잘못된 게 있다면 지도부는 언제든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라 본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