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은 증상일 뿐 질병 유발과는 무관"
"폐경 이후 혈액순환 장애가 수족냉증 유발 가능" 수족냉증(手足冷症)을 방치하면 불임·생리불순 등이 생길 수 있을까. 서양의학에선 "잘못된 정보"라고 단언한다. 수족냉증은 계절이나 기온에 상관없이 손이나 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증상을 말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류기영 과장은 "수족냉증이 불임·생리불순을 부른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산과 교과서를 비롯한 그 어디에도 월경불순·불임 등의 원인을 수족냉증에서 찾는 경우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질병으로 인해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수족냉증 자체가 불임·생리불순 등 다른 증상을 유발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한 뒤 원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족냉증도 발생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나아지는 증상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류 과장은 "산부인과적인 관점에서 보면 호르몬의 변화와 그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 등이 수족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폐경 이후 여성의 몸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혈관 노화가 촉진된다. 이런 현상이 혈액순환 장애로 이어지면 손발 끝까지 혈액이 잘 돌지 않아 말단부의 체온이 낮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서양의학과는 달리 수족냉증을 적극적인 치료 대상으로 간주한다.
서울경희한의원 박주홍 원장은 "출산 후나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가 수족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스트레스·위장장애도 결국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수족냉증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의학에선 수족냉증이 생리불순·생리통, 심하면 불임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