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한눈에
- 최소한 4년 이상, 시간이 흐르면서 지주목을 풀어주지 않고 내버려 두면서 지주목이 나무를 파고들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둔치공원에 심어진 조경수가 관리가 안 되면서 처참하게 변형되고 있다. 유지관리비로 투입된 예산은 언론을 의식한 듯 제초작업 등에만 쓰이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 당시 강변에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비료와 농약을 살포해서 수질오염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강변에서 쫓아냈다. 농민들이 떠난 자리엔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각종 시설물과 함께 조경수를 심었다.
4대강 사업으로 3조1143억 원을 투입하여 357곳의 수변공원을 조성했다. 조성된 공원에는 왕벚나무, 이팝나무, 메타세쿼이아, 가시나무, 먼나무, 느티나무, 홍·청 단풍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이 식재되었다.
강변에 심어진 나무들은 대부분 말라죽고, 살아남은 것들도 이빨 빠진 것처럼 듬성듬성 남아 있다. 지난해 4대강 수변공원에 투입된 관리비만 449억 원에 달한다. 유지관리비는 제초작업, 자전거도로, 꽃길 조성 등 눈에 보이는 곳에만 사용되고 있다.
지난 7일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과 함께 백제보 우안 수변공원을 찾았다. 수변공원은 겉보기에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원에는 여기저기 말라죽은 나무들과 죽어서 뿌리째 뽑힌 나무까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살아남은 나무들도 처참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나무를 심고 삼각지지대를 세워 철사로 꽁꽁 묶어 놓았다. 최소한 4년 이상, 시간이 흐르면서 지주목을 풀어주지 않고 내버려 두면서 지주목이 나무를 파고들고 있다. 묶인 부위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박혀서 빠지지도 않을 정도다.
유진수 처장은 "나무가 푹 파일 정도로 방치된 모습을 보면, 4대강 사업이 벌어지던 2011년에 나무를 심어놓고 단 한 번도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사고치고 자치단체에 유지관리를 맡기면서 눈에 보이는 풀만 깎는 등 눈가림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