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발생한 지 벌써 5년이 지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전세계에 '탈핵'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전기를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증설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익중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원자력 발전소는 사양산업"이라며 "우리나라만 원자력 발전에 목숨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충남 홍성군 홍성아이쿱센터에서는 홍성YMCA 주관으로 김익중 동국대학교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이날 김 교수는 '지진과 핵 우리는 자유로운 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주로 '탈핵' 문제에 집중해 이야기 했다. 김익중 교수는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문제로 오랫동안 싸워온 전력이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을 반대하며 3년이나 싸웠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며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라 안전하다는 주장은 애초에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교과서에는 소량의 방사능도 위험하다고 적혀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웃나라인 대만은 최근에 탈핵을 선언했다"며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탈핵을 선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이른바 원자력 발전에서 탈피하는 '탈핵'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독일과 같은 일부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소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건설을 포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되레 원자력발전이 비용이 적게 든다며 증설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선진국이나 한국 둘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원자력이나 화력발전 없이도 전기를 필요한 만큼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풍력이나 태양열을 자원으로 활용하지 않고 원자력과 화력에너지에 집중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김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풍력과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이 0.7%로 전 세계 꼴지 수준이다. 우루과이는 재생에너지 이용 비율이 84%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미국 13%, 이란은 21%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풍력, 지열, 태양광, 등이야 말로 가장 안전한 에너지 자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자연 에너지는 방사능도 없고 미세먼지도 일으키지 않는다"며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다가 풍력이나 태양광은 수입할 필요가 없는 국산"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수요관리만 잘해도 탈핵 가능 김 교수는 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적인 측면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건물을 지을 때 설비를 제대로 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에너지가 적게 소모되도록 건물을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물에 단열 설비를 제대로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일부 선진국들은 블라인드를 창문 바깥쪽에 설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열이 건물 내부로 유입되기 전에 차단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에너지에 대한 수요관리만 잘해도 탈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