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소녀상'을 세우고 남은 기금을 경남 통영의 시민단체에 기탁했다.
'시흥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정순옥 등)는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에 성금 1070만 원을 전달했다.
정순옥 대표와 김수정·최정은 감사, 김귀남 사무국장은 22일 오후 통영거제시민모임을 찾아 송도자 대표한테 성금을 전달했다.
지난 8월 20일, 시흥에서는 시민 1538명과 105개 단체가 힘을 모아 옥구공원에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했다. 당시 성금 6040여 만 원이 모아졌는데, 소녀상 건립에 성금을 사용하고 사용하고 1070만 원이 남았다.
시흥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는 남은 기금을 보다 의미 있게 쓰기 위해 내부 논의를 거쳐 열악한 여건에도 일본군 '위안부'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는 통영거제시민모임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는 서울에도 있지만, "중앙 중심주의 일변도의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열악한 단체에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
정순옥 대표는 "남은 기금을 어떻게 써야할 지 많은 논의를 했다.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지역단체에게 지원해야 이 돈의 의미를 더욱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통영거제시민모임에 후원하게 되어 기쁘다"며 "(기금이) 소중하게 잘 쓰여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도자 대표는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때 너무 놀랍고 눈물이 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하늘에 계신 어머니들이 도와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이름 있는 단체에 기부하면 언론의 큰 관심이 모아졌을 텐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의 소외되고 열악한 단체에 시선을 돌렸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또 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중앙중심주의에 치우쳐 있다 보니 이런 귀한 마음, 귀한 발걸음이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있게 여겨진다"며 "소중한 기부금이니만큼 보다 의미있는 사업,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곳에 소중하게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순옥 대표 일행은 송도자 대표로부터 그동안 통영거제시민모임의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정 대표 일행은 통영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