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그 어려운 일을 해내셨다, 국민 95%를 한마음이 되게 통합하셨다, 아마 김구 선생님도 하늘에서 깜짝 놀라셨을 것이다."23일 저녁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개회된 '박근혜퇴진 대전시민촛불행동'에 참여하여 자유발언에 나선 대학생 이호경(충남대4)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두 가지 잘한 일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씨가 말하는 또 하나의 잘 한일은 바로 '안주거리 제공'이다. 이씨는 "요즘 양초와 소주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양초는 촛불집회 때문이고, 소주는 마음상한 국민들이 독한 소주로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최순실, 최순득, 정유라, 안종범, 정호성, 고영태, 차은택, 비아그라까지... 끝없이 무한안주를 제공해 주시니 참 감사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요즘 수업에 들어가도 머리에 그 내용이 들어오지가 않는다, 교수님과 부모님께 죄송하다,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정상의 자리에 앉아서 나라를 다 해 처먹고 있으니 국민들만 개고생"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때 까지 우리 지치지 말고 끝까지 촛불을 들고 함께가자"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조합원 등 4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촛불집회에 앞서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30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시민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한 손에는 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이날 시민들이 든 피켓 뒷면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핵심공범'이라는 문구와 함께 새누리당 의원들의 사진과 이름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피켓을 제작해 나눠준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이 피켓을 시민들이 각자 가져가 학교 게시판이나 버스정류장 등에 부착, 모든 시민들이 공유하도록 독려했다.
"대학생과 청년들, 이 나라를 부끄러워하고 있다"이날 또 다른 자유발언자로 나선 대학생 안진오(배재대4)씨는 "이 땅의 대학생과 청년들은 이 나라를 부끄러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자리 촛불집회에 나오는 여러분과 국민들은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국정원의 '세월호 문건' 보도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선동한 것이 그들의 주장처럼 좌파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국정원과 청와대였음을 알게 됐다"며 "잠시라도 박근혜 정권에 놀아난 저는 반성한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박근혜 정권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건설노동자라고 밝힌 남기방씨는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지만 국무위원들의 얼굴도 참 두꺼운 것 같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으면 부끄럽고 창피해서라도 물러날 만도 한데 여전히 버티고 있다"며 "그렇게 뻔뻔한 사람들에게는 온 국민이 나서서 심판해야 한다, 온 국민이 일어나 새역사를 창조해 내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진채밴드와 김경태·목진오씨의 노래공연이 펼쳐졌다. 또한 집회 후에는 갤러리아타임월드 사거리에서 이마트 앞 사거리를 지나 다시 집회장소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거리행진을 벌이는 동안 시민들은 "박근혜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 "너희도 공범이다 새누리당 해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오는 26일 오후 5시 갤러리아타임월드 앞 도로에서 제2차 '박근혜 퇴진 10만 대전시민 시국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