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편찬기준에 '새마을운동 세계 확산'을 새로 '끼워 넣기'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박정희 정책을 찬양하기 위해 이전 검정교과서와 달리 '복면집필자'들에게 지침을 내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마을운동 개발도상국 확산 유의하라"25일 오후 교육부가 국회에 보고한 국정교과서의 집필 지침인 편찬기준과 기존 검정교과서 집필 지침인 2009 고교 <한국사> 집필기준을 비교해봤더니 국정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책 찬양이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6.25 전쟁 기습 남침' '북한 세습 체제 비판' 등은 기존 검정교과서 지침에 있던 것을 거의 그대로 국정교과서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검정교과서 검정기준 모두 시기만 다를 뿐 교육부가 만든 것이다.
박정희 정책과 관련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은 "새마을운동이 농촌근대화의 일환으로 추진되었고 이 운동이 최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음에 유의한다"라고 못박았다. 이 내용을 반드시 국정교과서에 넣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엔 새마을운동과 같은 세세한 정책을 따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출판사에 따라 새마을운동에 대해 자율로 서술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에서는 상황이 바뀐 것이다.
또한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은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적도록 했다. 기존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적도록 했었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대한민국 수립으로 적을 경우 반대운동을 펼치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박정희 탄생 100주년'에 맞춰 강행하더니..."전국역사교사모임의 핵심 관계자는 "국정교과서의 적용 시기를 박정희 탄생 100주년에 맞춰 1년을 강제로 앞당길 때 이미 박정희 정책 미화를 예감했다"라면서 "편찬기준에서조차 새마을운동을 반드시 넣도록 했으니, 나머지 서술 부분도 박정희 정책 찬양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견줘본 것이다.
[편찬기준]유엔의 결의에 따른 5․10 총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받은 사실을 서술한다.[집필기준]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받은 사실에 유의한다.[편찬기준]6․25 전쟁이 북한의 불법 기습 남침으로 일어났으며, 미·소 대립으로 인한 국제전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서술한다.[집필기준]6․25 전쟁의 개전에 있어서 북한의 불법 남침을 명확히 밝히고, 전쟁의 발발 배경을 국내외적으로 구분하여 서술한다.[편찬기준] 급속한 경제 성장의 결과로 절대빈곤을 탈피하였으나 상대적 빈곤등 부작용이 야기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음을 서술한다.[집필기준] 급속한 경제 성장이 삶의 질과 국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했으나,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는 점도 유의한다.[편찬기준]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고, 오늘날 북한 정권의 세습 체제 구축 및 경제정책의 실패, 국제적 고립에 따른 체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등을 서술한다.[집필기준]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고 오늘날 북한의 세습 체제 및 경제 정책의 실패, 국제적 고립에 따른 체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등을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