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국립3·15민주묘지 기념관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항의방문했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28일 오전 창원 마산회원구 구암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았다. 김영만 상임의장과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공명탁 목사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기념관 내 '어린이체험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5일,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박 대통령 사진은 3·15의거에 맞지 않다며 철거 요구가 있었다.
관리사무소는 지난 10월 중순에 사진을 떼어냈다가 11월 18일에 다시 걸어놓았다. 사진이 다시 걸렸다는 소식을 안 시민들이 이날 기념관을 찾아 항의한 것이다.
기념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는 탓에 불이 꺼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이 보이는 어린이체험관 앞에는 관리소 관계자들이 지키고 있었다. 또 관리사무소로부터 시설보호요청을 받은 경찰도 나와 있었다.
김영만 의장 등은 "관람하러 온 게 아니라 사진을 확인하러 왔다"며 들어가고자 했지만, 관계자들이 막았고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사진을 가까이에서 본 시민들은 항의했다.
김영만 의장은 "박근혜 사진이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 3.15묘지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 계획되었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거의 완공되었고, 준공식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다"며 "굳이 있어야 한다면 그 세 분의 대통령인데, 그 분들도 성격에 맞지 않다고 해서 걸지 않는 것"이라 말했다.
김 의장은 "3·15와 박근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 마음 같아서는 칼로 그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다고 폭력적인 행위를 할 수 없다"며 "이 사진이 여기에 붙어 있는 한 3·15묘지는 조용하지 않을 것이다. 창원시민들의 촛불집회를 이곳으로 집중시키겠다. 많은 사람들의 저항이 있을테니 각오하라"고 말했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박근혜 사진은 3·15를 모욕하는 것이다"며 "박근혜 지지율이 99%라고 해도 여기에 사진을 걸어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정희 경남민주행동 위원장은 "사진을 보면 아이들을 이용해서 박근혜 홍보를 한 것이다. 사진 속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치욕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허진수 회장은 "차라리 여기에는 김주열 열사 사진을 걸어두어야 하는 것 아니냐. 3·15의거라면 국민 저항이다"며 "국가보훈처의 지시로 사진을 걸어 놓았다면, 관리소장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야 하고, 만약에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본다면 시민들이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완 관리소장은 "이곳은 어린이체험관으로, 어린이한테 희망을 주고자 사진을 걸어놓았다"며 "2개월 동안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지난 10월에 관람한 어린이들이 와서 지적하기도 해서, 훼손될 수가 있어 잠시 다른 사진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걸었던 것"이라 말했다.
정 소장은 "국가보훈처에 이 상황을 보고하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자유당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해서 마산시민들이 들고 있어났던 민주항쟁이었고, 이는 4.19의거의 기폭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