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퇴진'을 거부하고 국회에 공을 떠넘긴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시국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촛불만 더욱 키울 태세다. 이젠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후 서울 정동길 민주노총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담화 내용에 대해 "구차하게 살아 보려는 꼼수이고 교묘한 정치 술수"라고 논평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하야와 퇴진을 발표하는 순간 혼란한 정국의 수습이 시작되는 것인데, 퇴진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향한 국민의 분노를 국회에 떠넘겨보려는 꼼수이고 술수"라면서 "친박·비박은 물론 온갖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정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국회에 퇴진 시기와 절차를 합의하라는 공을 넘긴 것은 결국 정국 혼란을 더 가속화하고 대통령 자신은 책임을 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퇴진행동은 "한마디로 활활 타오르는 민심의 분노에 또다시 기름을 부은 담화"라며 "지난 4일의 2차 거짓담화가 12일의 100만 촛불항쟁을 만들어냈듯, 이번 담화도 30일의 총파업·시민불복종의 날과 12월 3일 6차 범국민행동에 더 많은 국민의 참여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주말뿐 아니라 청계광장에서 매일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 더 많이 참여하자고 호소했다. 이젠 주말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이날 오후 7시부터 매일매일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 하야촉구 목소리를 높이자는 것이다.
30일 총파업·상가철시·동맹휴업... '시민불복종의 날'3차 대국민담화 다음날인 30일은 '시민불복종의 날'로 정해져 총파업, 동맹휴업, 노점철시 등이 이어진다.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1차 총파업 집회를 열고 이어 '공범재벌 분노 꽂기 대행진'을 펼친다. 광화문, 남대문,을지로 등지에 분포한 재벌·대기업 사옥 앞을 연달아 행진하는 것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반대급부를 기대한 재벌·대기업을 규탄하는 행진이다.
코스는 서울광장 – 남대문(삼성, 부영) – 한국은행 앞(신세계) – 을지로입구(한진, 롯데, 한화, SK) – 종각(GS건설) – 광화문사거리(금호아시아나) – 광화문광장(KT, 대림)으로 예정돼 있다.
전국빈민연합은 노점을 철시하고 상가 문을 닫는 것으로, '박근혜 정권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동맹휴업을 벌인다. 노동자, 상인, 대학생들은 30일 광화문광장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행진을 벌인다. 퇴진행동은 12월 3일 주말 6차 국민행동의 명칭을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