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이 한국 국정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사임 결단'을 촉구했다.
FT는 29일(한국시각) '한국 대통령은 국가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의 샤머니즘과 측근의 국정농단 스캔들이 국가를 마비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혼의 박 대통령은 국가와 결혼했으며,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왔다는 열성 지지자들의 주장에 힘입어 집권에 성공했다"라며 "이제는 박 대통령이 그 약속을 지킬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동의하면서도 자신은 검찰의 대면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는 도저히 방어받을 수 없다"라며 "당장 검찰 조사에 응해 자신의 '샤먼 조언자' 최순실과의 관계를 모두 털어놓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하면 임기를 채울 수 있겠지만, 1년 더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 그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 국정에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정치적 마비가 북핵 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우선 현안이 까다로운 불량국가(북한)를 다루는 것인데, 한국 정부의 국정 공백이나 헌정 위기는 미국의 계산 착오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순간 한국 사회는 부패와 정경유착을 청산하고 더 발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희망이 생겨날 수 있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