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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비영리 법인 등 3개 이상의 조직이 모인 협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동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화사업'이 실제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며,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그 걸음을 쫓아가 보았다. [편집자말]
ⓒ 박종남

발달장애아 부모들이 힘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궁금증을 안고 지난 11월 28일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꿈고래 놀이터 부모협동조합(아래 꿈고래 놀이터)'으로 향했다. 발달장애아 전문 치료실까지 갖춘 제법 규모 있는 쉼터라는 데 관심이 쏠렸다. 차창 밖으로 늦가을이 지나갔다. 오후 햇살도 쏟아졌다.

임신화 이사장(여)이 기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임 대표는 자폐성장애 1급인 두 아이의 엄마였다. 성격 급한 기자가 만나자마자 '어떤 계기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느냐?'고 묻자, 임 대표는 설립 취지부터 과정까지 차근차근 설명했다.

"우리 아이들도 자폐성 장애가 있어요. 경기도 장애인복지관에서 '협동조합의 이해'에 관한 교육을 받고 난 뒤 장애 아동을 위한 치료실을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죠. 사설 치료실을 이용하려면 1회당 4만 원 이상 필요해요. 부담스런 금액이죠. 이 치료비를 사설 센터에서는 강사와 센터가 6:4 정도로 나누어요. 그러니, 우리가 센터를 직접 운영하면 40%를 아낄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돈 문제 하나 때문에 꿈고래 놀이터를 설립한 것은 아니었다.

"장애아 부모들의 하나같은 소원이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 달라'는 것이에요. 장애아들은 부모가 죽으면 대책이 없어요. 정말 절박한 소망이죠. 이런 소망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아이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해보자는 진취적인 취지도 있었어요."

이 취지에 동감한 장애아 부모들이 참여하면서 협동조합 설립이 시작됐다. 임 대표와 자주 만나던 장애아 부모들이 동참했고, 이웃들이 힘을 보탰다. 지난 2015년 2월 20명의 회원으로 협동조합을 결성했고, 그 해 11월에 화성시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 받았다.

꿈고래 놀이터는 이렇듯 태생부터 발달 장애아와 그 부모들을 위한 협동조합이다. 그렇다고 협동조합에 장애아와 그 부모만 있는 게 아니다. 주민들과 치료사까지 기꺼이 회원으로 가입한 덕에 '마을 사랑방' 같은 협동조합으로 꾸려졌다.

꿈고래 놀이터의 다양한 프로그램

 임신화 이사장
임신화 이사장 ⓒ 임신화

그래서 주요사업은 발달장애아동 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이지만 일반 복지관에서 하는 비장애아를 위한 전통놀이, 북아트 등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문화통합교육도 실시한다.

문화 통합교육은 보통 비장애인 4명에 장애인 1명 정도를 한 조로 구성해서 진행한다. 퍼포먼스미술, 보드게임 같은 것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장애아는 비장애아를 이해하게 되고 비장애아 또한 장애아를 이해하게 된다.

장애아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월 2회 실시하고 있다. 가정생활에 필요한 발효식품 만들기부터 커피특강, 현대문화 교육 등이 이루어졌다.

장애아 치료실은 '꿈고래 놀이터' 맞은편 건물에도 있다. 이곳에서 50여 명의 발달장애아들이 언어, 인지, 미술, 놀이, 감각통합 등의 치료 수업을 받고 있다. 강사와 장애아가 1:1로 수업을 한다.

발달장애보다는 증상이 가벼운 발달지연 아이들이나 일시적으로 심리적 장애가 온 아이들을 위한 보드게임이나 전통놀이도 이곳에서 운영된다. 이런 아이들에게 상담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해서 눈에 띄는 변화를 얻어 내기도 했다고 한다. 치료실 수업료는 1회에 3만 6천 원 정도로, 사설센터보다 약간 싸다.

꿈고래 놀이터는 오후 9시까지 상시 개방되어 있다. 조합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사랑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꽂이에 동화책보다 일반도서가 더 많이 꽂혀 있다. 장애아 부모가 운영 주체인 협동조합에서 치료실을 갖춘 곳은 꿈고래 놀이터가 유일하다.

협동화 사업으로 장애아 직업체험 프로그램 개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다락방, 쉼터와 수업공간, 수다방이 되는 장소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다락방, 쉼터와 수업공간, 수다방이 되는 장소 ⓒ 박종남

꿈고래 놀이터는 수원에 있는 '사회적협동조합홀더맘심리언어발달센터', '꿈틀 협동조합'과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발달장애 청소년의 직업체험, 진로교육 프로그램인데, 발달장애 아이들이 방학기간에 사회적기업 사업장을 견학하면서 직업체험의 기회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이미 취업을 하게 된 장애아도 있다.

'가정지도서 매뉴얼 북 만들기'도 협동화 사업 성과다. 3개 기관에 있는 각기 다른 분야의 치료사들이 모여서 지도서를 만들었다. 지도서에 발달장애 아동들의 행동특성, 상황대처법이 소개되어 있어 장애아 치료 등에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이처럼 임신화 대표를 비롯한 장애아 부모들은 협동조합과 협동조합간의 협동화 사업으로 장애아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력한 만큼의 성과도 있었다. 임 대표는 "장애아 부모 개개인이 해결할 수 없던 일을 마을과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게 바로 협동조합이다. 이 점이 정말 기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장애아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다. 이와 관련 임신화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법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등을 학교, 직장 등에서 의무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발달장애아 부모들 노력만으로는 아이들 미래가 보장 될 수 없다. 사회의 관심과 제도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꿈고래놀이터#수원,화성협동화사업#발달장애#부모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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