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사람들이 '박근혜 구속'과 '내각 총사퇴', '헌법재판소 즉각 탄핵 인용' 등을 외쳤다.
'박근혜 퇴진 민주확립 진주비상시국회의'와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10일 오후 진주와 창원에서 각각 '시국대회'를 열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다음 날 촛불을 든 것이다.
진주 시민들 "박대출 의원 제정신이냐"
진주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4시 진주 광미사거리 골목에서 '제5차 진주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이 참석해 '박근혜 구속'과 '내각 사퇴'를 외쳤다.
시민들은 집회 뒤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새누리당 박대출 국회의원(진주갑) 사무실 앞까지 거리 행진을 했다. 박대출 의원은 9일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가결 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슬프다! 탄핵을 막지 못했다! 진주정신, 논개정신을 외치며 호소했는데~ 사즉생 생즉사인데~ 의혹이 대한민국을 삼켰다. 슬프다!"고 썼다.
시민들은 박 의원을 비판했다. 한 여고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박대출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읽었다. 우리가 당신 때문에 더 슬프다"고 말했다.
서원명 전 경상대 교수는 "박 의원이 쓴 글을 보고, 시민들이 느끼는 심정은 도대체 이 사람이 제정신이 있나는 반응이다"며 "박 의원은 그동안 '친박'으로 분류되어 탄핵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길래 조심하는 분위기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서 전 교수는 "그런데 탄핵 가결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시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논개정신' '진주정신'은 그런데 갖다 붙이는 게 아니다. 논개정신, 진주정신이라 해서 시민들 가슴에 불을 지핀 격이다. 박 의원은 현재 시국에 대한 공감 제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주비상시국회의는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 전날인 지난 8일부터 1박 2일 동안 박대출 의원 사무실 앞에서 천막농성하기도 했다.
이젠 '헌재 즉각 탄핵 인용'... 김제동 18일 창원 만민공동회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5시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5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으며, 문화공연과 자유발언에 이어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거리행진했다.
김영만 상임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저녁부터 집무정지 되었다. 이제 전임 대통령이나 마찬가지다. 대통령 예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는데, 오늘부터는 '헌재 즉각 탄핵 인용'을 외쳐야 한다"며 "어제 탄핵 가결은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긴장하면 안된다. 축구 전반에 선취골을 넣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후반전 끝날 때까지 긴장해야 한다"며 "탄핵 만세, 촛불 만세, 민주주의 만세를 함께 외치자"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17일 오후 5시 창원광장에서 '경남시국대회'를 열고, 18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방송인 김제동씨를 초청해 '만민공동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