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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후에도 꺼지지 않은 '촛불의 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탄핵 가결 후에도 꺼지지 않은 '촛불의 바다'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0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즉각퇴진'을 외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가 최근 광화문에서 7차례 열렸던 촛불집회를 두고 "놀랍고 감동적이었다"라면서 그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찰스 헤이 대사는 지난 12일 오후 7시 중견지역언론인모임인 세종포럼 초청 간담회에서 "(덕수궁 옆에 위치한) 대사관저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지나가는 것을 많이 봤는데 그 규모와 전개 양상, 결과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겐 놀라운 경험이었다"라면서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친구와 함께 길거리에 직접 나가서 촛불집회를 봤는데 친구가 '감동적이고 평화로운 시위였다'고 했다"라면서 "100만 명 이상 엄청난 시위규모는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인원에 놀랐고, 그런데도 폭력 사태 한 건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것도 믿을 수 없었고, 결국 광장에 운집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켜서 경이로웠다"라고 평가했다. 

촛불집회가 열릴 때마다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했고, 그렇게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여했는데도 폭력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촛불집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놀랍고 감동적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영국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이라크전 참전 반대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100만 명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촛불집회가 한국의 정치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전적으로 한국인들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그것과 관계없이 이미 한국의 민주주의는 또 한 번 발전했고 다른 여러 나라에도 귀중한 시사점을 던졌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나?"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할 가능성은 있나?"라는 질문을 참석자들에게 던지는 등 탄핵안 처리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뉴비전·파격적 변화 원한다면... 반기문은 아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중견지역언론인모임인 세종포럼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지난 12일 오후 7시 중견지역언론인모임인 세종포럼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 세종포럼

또한 찰스 헤이 대사는 외교관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이 '외교가에서는 반기문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잘했다"라는 외교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는 "그분이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 : 선명한 태도)은 아니어서 유엔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라며 "좋은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해서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이 어떤 지도자를 원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을 뽑아야 할 것"이라며 "평화적인 사람을 원한다면 그분이 적합할 수 있지만, 뉴비전(new vision)과 파격적인 개혁을 원한다면 그 분은 적합하지 않다"라고 '뼈있는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12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사무총장 이·취임식 고별연설에서 "일하는 데 나를 격려해준 원천이었다"라고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특히 "나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초점을 맞췄고 힘없고 뒤처진 사람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 사무총장은 지난 3일(현지 시각)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내년 1월 1일 이후 한국에 돌아가면 지역사회 지도자들과 친구들과 함께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어떻게 조국에 기여할 수 있을지 논의하겠다"라고 말해 대선출마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그는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영국은 시스템(제도)가 달라서 영국에서는 국회의원 가운데 정치 지도자(총리)를 선출한다"라며 "영국에서 이재명 시장 같은 사람이 총리 후보가 되는 일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법률·회계·보험 등의 분야에서 무역 강화시키고파"

한편 찰스 헤이 대사는 "올해 영국에서 가장 큰 뉴스는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었다"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여러 기관들도 예측에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브렉시트 결정의 이유로 이민자 문제를 얘기하지만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한 가지일 뿐"이라며 "국민들이 전세계를 상대로 더 자유롭게 무역관계를 맺고 싶었던 것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화(globalization)가 자신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미국의 트럼프가 주장(자유무역 중단 등 보호무역주의)하는 것처럼 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영국이 EU를 떠나 진짜 영국만의 목소리로 전 세계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2년여 기간 동안 영국은 여전히 EU(유럽연합) 회원국이며 따라서 EU의 규정과 FTA를 그대로 적용받는다"라며 "오는 16일 필립 하몬드 영국 재무장관이 방한, 한국 재무장관, 관련 부처와 미팅을 여는 등 브렉시트 결정 이후 양국간 경제현안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영국과 한국 양국의 교역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영국은 한국과 법률·회계·보험 등 서비스 분야에서 무역을 강화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7~2018년 한영 상호방문의 해가 예정돼 있다"라며 "내년 2월부터 시작돼 평창올림픽 직전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문화행사들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진행된다"라고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찰스 헤이#촛불집회#반기문#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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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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