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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서청원-김관용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
▲ 인사하는 서청원-김관용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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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폐족(廢族)' 위기 앞에 똘똘 뭉쳤다. 이른바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아래 보수연합)'.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정갑윤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해당 연합의 공동 대표를 맡았지만, 탄핵을 적극 방어했던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진박(眞朴)' 의원들이 '엔진'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다.

보수연합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식 출범하며 세를 과시했다. 대변인 역할을 맡은 민경욱 의원에 따르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한 보수연합에 참석한 현역 의원 수는 약 40명으로 원외 당협위원장 등 당원 40여 명도 함께 했다.

기자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역 의원은 서청원·원유철·정우택·최경환·홍문종·유기준·조원진·윤상현 의원 등 중진과 강석진·강효상·곽상도·김기선·김명연·김성원·김순례·김진태·박대출·박덕흠·박맹우·박완수·백승주·엄용수·윤상직·이만희·이양수·이완영·이우현·이장우·이채익·이헌승·조훈현·최교일·최연혜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박수와 환호는 서청원 의원의 '당부 발언'에서 터져 나왔다. 서 의원은 단상 아래서 마이크를 잡고 참석자들의 면면을 응시하며 "우리가 몇 가지 점검할 게 있다"면서 "우리 당 모든 분들이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주된 요지는 '우리 손으로 만든 대통령을 우리가 비난하고 배신해서는 안 된다'였다.

서청원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 우리가 어떻게 아나"

마이크 잡은 서청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마이크 잡은 서청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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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먼저 당의 '배신자'들을 특정했다. 비주류 대표 격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비박근혜) 진영을 향한 화살이었다.

그는 "대통령을 하늘이 내려준 인물이라고 칭찬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침을 뱉는 것은, 부모 자식 간에도 예의가 있는데 이건 아니다"라면서 "언제는 하늘이 내려준 인물, 언제는 최태민은 박 대통령의 처남도 형도 아니라고 변호하던 사람들이 별안간 앞장서서 그렇게 하는 것은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친박 진영의 단결도 주문했다. 그는 "흔들리지 마라. 흔들림 없이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내가 울타리가 되겠다. (그 이후에는) 노병이 사라지듯 사라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최순실의 남자'로 지목한 것에 대한 억울함도 털어놨다. 서 의원은 "정치권의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최순실의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서청원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조선 시대 구중궁궐에서 일어난 일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에서 일어난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8선으로 만족한다. 최순실의 남자로 찍힌 사람들도 지키겠다"면서 "배신의 정치는 보수 정당에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 퇴진-6월 대선'이라는 당론을 비주류에서 부정했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제가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결정해 정진석 당시 원내대표에게 '당론으로 결정하라'고 전화했다"면서 "당론에 찬성한 사람들이 몇 사람들에 의해 탄핵에 앞장서서 이날의 사태가 온 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 제1당이 몇몇 사람의 시동에 의해 당론이 좌우되고 엄중 사태를 맞았나"라면서 "나는 (이 사태를 불러온) 그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하며 조훈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하며 조훈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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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의원도 출범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표결을 붙인 자체가 잘못됐다. 부결이든 가결이든 그게 혼란의 끝은 아니다"라며 다시 한 번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부정적 소회를 드러냈다. 그는 자리를 떠나면서도 "탄핵에 이어 당을 해체하자고 하는 것은 또 다시 새누리당 역사에 오점을 남기려는 일이다"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윤리위도 친박 일색으로 탈바꿈, 16일 원내대표 경선 결과 따라 승패 갈려

한편, 친박 지도부가 지난 12일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 인사를 대거 보강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박대출·이우현·곽상도·이양수 의원 등 원내 인사 4명과 원외 인사(강석호·우종철·이재모·최홍규) 4명을 투입해 당헌에 규정된 윤리위 위원 15명을 꽉 채운 것이다.

그간 이진곤 당 윤리위원장을 비롯해 7명의 외부인사로만 구성했던 윤리위에 친박 인사를 대거 추가 투입한 속내는 분명하다. 당헌·당규상 윤리위 의결은 참석 위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향후 출당 등을 포함한 징계 조치를 친박의 입맛에 맞게 내리겠다는 뜻이다. 앞서 친박 지도부는 "김무성, 유승민과는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출당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주류(비박근혜) 측은 "지도부의 꼼수가 분명한 만큼, 윤리위에서 어떠한 의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출범선언문을 낭독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출범식에서 출범선언문을 낭독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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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친박·비박이 서로 먼저 당을 떠나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을 명확히 가를 전초전은 16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출당 여부를 두고 '수(數) 싸움'에 들어간 만큼 어느 쪽 성향의 원내사령탑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가시적인 승패가 엇갈리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친박·비박 모두 엇비슷한 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출범한 친박 측의 '혁신과 통합 연합'에 참석한 현역 의원 수는 약 40명 수준에 그쳤다. 앞서 직접 서명하진 않았지만 합류 의사를 표한 의원까지 약 54명에 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숫자다.

이날 해체를 선언한 비박의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던 현역 의원 수 역시 3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0여 명의 의원들이 아직 양측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비주류 측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비박 측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기는 경우는 있어도 지진 않을 것"이라며 "확장성 있는 후보를 내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청원#새누리당#최순실#박근혜#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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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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