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최순실, 귀국 전 지침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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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독일 귀국 직전 지인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세세한 지침을 내리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즉, 최씨가 사태 초기 때부터 국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지시해 왔다는 얘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서 최씨의 음성이 담긴 파일 2개를 공개했다.

최씨는 첫 번째 녹취파일에서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서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론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또 "고원기획은 이야기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해가지고 하려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다"고도 지시했다.

'고원기획'은 지난 2014년 최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고영태씨가 광고감독 차은택씨를 최순실씨에게 소개한 뒤 함께 만든 유령업체로 알려져 있다. 회사명도 고영태의 '고'와 최순실의 개명 이름인 최서원의 '원'을 합쳐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이미 이 사건으로 구속된 차씨의 김종민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사업 확장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은택씨가 회사 PD를 통해 고영태씨를 만나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고원기획이고 차은택씨가 거기서 최씨를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최씨는 두 번째 녹취파일에서는 이번 사건의 제보자 중 한 명인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목적을 '돈'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지금 큰일났네.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되고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하고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이걸 이제 하지 않으면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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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박 의원은 "최씨가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지침을 내리는 것을 확보했다"면서 김영재 원장과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최씨와 사전에 대응책 등을 두고 통화한 적 없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특히 김영재 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대통령 주치의·자문의 신분이 아님에도 여러 번 청와대에 '보안손님'으로 방문해 대통령을 진료했다고 시인한 상태다. 다만 그는 '대통령에게 필러 등 미용시술을 했느냐'는 질문에 "안면시술을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 산회 직후 기자와 만나 "(최씨와 통화한 지인은) 현재로서는 재단 관련 지인이란 것만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