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고양이 커뮤니티에 '입양자가 입양한 고양이를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무차별 학대했다'란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8월, 어미 고양이 없이 떠돌던 형제 길고양이 두 마리가 구조됐다. 이후 천안에 거주하는 30대 A씨가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했고, 그는 고양이들에게 '치즈고양이 몽이·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양이 두 마리를 인계받은 A씨는 구조인 박설희씨에게 '초보 집사라 걱정이지만 최대한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입양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9월 11일, A씨는 박설희씨에게 '몽이가 갑자기 죽었다'고 알려왔다. 구조인 박설희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지만 자주 SNS에 사진을 올리고 연락해오던지라 증거 없이 의심할 수는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두 달여가 흐른 지난 11월 20일, 또다른 사건이 터졌다. 입양인 A씨가 남은 고양이 뭉이를 잃어버렸다가 이틀 만에 찾았다고 박설희씨에게 알려온 것. 그 이후 갑자기 뭉이의 상태가 안 좋아지는데다 경련과 발작이 있어 척추 손상이 의심된다는 연락을 해왔다.
입양인 A씨가 동영상을 보내왔고, 박설희씨가 보기에 뭉이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A씨는 뭉이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다음날 병원에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한 A씨에게 박설희씨는 어느 병원인지를 물었지만, A씨는 "사실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갔다"고 털어놨다. 이후 박설희씨는 뭉이를 직접 병원에 데려가기로 마음 먹고, A씨의 집을 찾아 뭉이를 데려왔다.
박설희씨가 동물병원에 데려가 진단받은 결과는 놀라웠다. 머리 부종, 양쪽 턱뼈와 갈비뼈 곳곳이 골절되었으며 심지어 이는 여러 차례 시기가 다른 다발성 골절로 보였다. 외부 충격에 의한 간 손상, 소화기 장기 파열 의심, 입술이 찢어지고 잇몸과 협착되어 있었으며 영양실조까지 거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다. 최소 2주에서 한 달까지 꾸준한 학대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증상이었다.
이후 박설희씨는 입양인 A씨에게 전화를 해 자초지종을 물었다고 한다. 박설희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입양인 A씨는 "처음에는 그냥 쿵 때렸는데 자꾸 똥을 못 가리니 힘들어서 애를 때리는 힘이 점점 세졌던 것 같다. 술 먹고 들어왔는데 또 똥을 싸서 씻기면서 때렸다"면서도 "그렇게 세게 때린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입양인 A씨는 이 사건이 커뮤니티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한테는 미안해하고 그리워하고 있으며 턱뼈가 왜 부러졌는지는 모르겠다, 기분 나쁘다고 학대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는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구조인 박설희씨에 따르면 뭉이를 진단한 동물병원 원장은 "교통사고 정도의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며 "절대로 혼자서 이렇게 될 수는 없다"는 소견을 밝혔다. 뭉이는 이미 턱뼈가 너무 벌어져 평생 건사료를 먹기 힘들며 뇌부종으로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구조인 박설희씨는 입양인 A씨와 나눈 통화 녹취, 함께 들은 동물병원 소견, 만나서 받은 자백 내용, 사건 경위서 등을 바탕으로 변호사를 통해 고발을 진행 중이며 빠르면 다음 주쯤 고소장을 보낼 예정이다.
현재 다음 아고라에서 몽이와 뭉이 입양인 A씨에 대한 처벌을 청원하는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2시 40분 현재 2만 5627명이 서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