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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22일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이 증인에 대한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모두 대구·경북(TK)이 지역구인 이들 의원은 논란의 당사자인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지인'이라고 밝힌 인물과 지연·학연 등으로 얽힌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의원들은 논란의 핵심에 선 이완영 의원을 두고 새누리당 간사직을 사퇴하는 것은 물론 국조특위 위원도 그만둬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 과정에서 친일파 이완용이나 '미꾸라지'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거들었다.

이완영 의원은 위증 교사가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야당의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만희 의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가운데 최교일 의원 대신 나선 백승주 의원도 거들었다. 정 전 이사장도 위증모의나 교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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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춘·노승일·박헌영, 여야 대리전 = 전직 K재단 인사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위증모의·교사 논란과 위증 논란의 대상인 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놓고 여야를 대리한 듯한 증언 공방을 벌였다.

정 전 이사장은 이만희 의원이 "(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이 지난 9일 모인) 그 자리에서 위증을 모의하거나 '이렇게 물을 거니 이렇게 답변하라'는 교사나 지시를 받은 적 있나"라고 묻자 "없다"고 답변했다.

정 전 이사장은 당시 이들 의원과 만난 상황에 대해 "제가 갔을 때 이완영 의원이 있었고, 제가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이만희·최교일 의원이 불과 한 10분 이내에 같이 모여서 얘기한 것을 아마 (종편 방송에) 인터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이에 대해 "박헌영 전 (K재단) 과장이 나에게 '정 이사장 왈, 이완영 의원에게 전화 왔는데 태블릿 PC는 절도로, 고영태 씨가 가지고 다니는 걸 봤다고 인터뷰를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과장은 그러나 "(위증 교사 논란) 보도 뒤 노 부장에게 전화해 따졌다. 노 부장이 위증 교사가 아니라고 했다"며 "(위증하라고) 들은 바 없다"고 노 전 부장의 증언을 반박했다.

노 전 부장은 최씨의 태블릿 PC에서 문건을 복사해 제보한 의도가 "세상에 밝히고 싶었다"며 "깨끗한 나라가 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부패를 알리는 건 국민으로서 의무"라며 '카피 자체는 범죄 아니냐'는 지적에 "처벌받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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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영 의원에 맹폭…"미꾸라지" "이완용" = 위증 교사 의혹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이완영 의원들 두고 야당 의원들은 맹폭을 퍼부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국조특위의 '미꾸라지'를 위원장이 제거해 달라"며 이 의원이 국조위원의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이 의원 배제를 의결하자는 안건을 발의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이 의원을 두고 "이완용"이라고 칭했다가, 곧바로 이름이 비슷한 탓에 "발음이 자꾸 그렇게 나와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이 의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반감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을 낳았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에, 그리고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요구한다. 이완영 간사를 교체해 달라"고, 하태경 의원도 "본인의 결백을 입증하는 데 도움될 방법은 간사직 사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완영 의원의 진퇴 여부와 관계없이 이 시간부터 새누리당 간사로서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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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영·이만희 '발끈'…박영선에 역공도 = 이 의원은 "'위증교사'는 허위 주장"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최 씨의 옛 측근인) 고영태 씨가 위증해 위증교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의원을 겨냥해 "박 의원은 12월 8일과 12일, 특히 12일은 5시간가량 고영태·노승일과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제보에 의하면 쪽지 수십 장의 녹취록이 왔다 갔다"며 위증교사 논란이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은 거짓 증언을 일삼는 증인 뒤에 숨어서 동료 의원에게 범죄 행위 운운하는 '이중적 잣대'"라며 "강 건너 식당에서 은밀하게 만나면 '로맨스'고, 국회의원이 당당히 의정활동 한 것은 '불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 박 의원은 "제가 만난 건 청문회 이후 만난 거고, 녹취록에 대명사가 하도 많이 나와 그걸 확인하기 위해 제보자한테 확인해 달라니 거기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을 데리고 나온 것"이라며 "그게 이완영 것과 비교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의 간사직 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듭되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청문회 질문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정우택 원내대표와 거취 문제를 논의하면서 '사실상의 제척상태'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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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들의 인연…'김장자 집사'도 깜짝등장 = 이날 청문회에선 '깜짝 인물'도 등장했다. 우 전 수석을 수행해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국 정강 전무다. 정강은 우 전 수석의 '가족 회사'로 알려졌다.

경북 고령향우회 부회장인 이 전무는 우 전 수석에 대해 제기된 '경기도 화성 땅 차명' 보유의 당사자이자 우 전 수석의 장인 이상달 회장의 사촌 동생이면서 넥슨과의 강남역 토지 거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고백했다. 김장자 회장의 집안일을 돕는 '집사' 역할도 맡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제보가 쇄도한다"고 여러 장의 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전무와 이완영 의원, 우 전 수석, 정 전 이사장, 이경재 변호사와의 학연·지연을 두고 '뭔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 전무가 등장한 사진에 이완영 의원과 이 변호사도 찍힌 것으로 나타나자 이 전무는 "사진 속 인물은 우리 지역구(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고령향우회 회원인 이 변호사에 대해서도 "우리 향우회 부회장이지만, 향우회 활동을 안 한 지 10년 정도 되는 걸로 안다"고 항변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 의원과 대구 대륜고등학교 선후배다. 박 의원은 "이완영 의원과 이정국의 관계, 우병우 증인과의 관계, 이런 게 다 얽히고설켜 있다. 그런데도 우 증인은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무는 김장자 회장에 대해 "작년에 폐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한쪽 귀는 전혀 안 들리고, 한쪽은 보청기를 껴야 한다"며 "지금 김 회장님은 억장이 무너지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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