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이 '반기문 UN사무총장 영입'에 이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와는 연대할 수 있지만, 박지원 원내대표와는 (연대가) 곤란하다"라고 말해 국민의당에 묘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안 전 대표에 욕심을 내는 것 같다"라며 "국민의당과 함께하려면 (유 의원이)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대응했다.
유 의원은 26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보는 정통 보수인데 박 원내대표는 남북관계, 사드배치 등에서 (생각이) 많이 다르다. 그런 부분은 양보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안 전 대표는 급진 좌파도 아니고, 사드배치 등에서 오락가락한 면이 있지만 그런 부분을 분명히 한다면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와 함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연대 가능한 인물로 꼽았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에도 개혁 보수의 길에 동참할 수 있는 분이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집단탈당'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이제부터는 필요하다면 야권에서도 개혁적 보수의 길에 동참하시겠다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접촉하고 설득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탈당 없이 연대 없다"던 안철수, 앞으로는?
유 의원의 발언은 박 원내대표 사이에 새로운 긴장 관계를 만들어냈다. 박 원내대표는 27일 "유 의원이 '안철수는 되고, 박지원은 안 된다'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거야, 정치는 다 그런 거다. 괜찮다"라며 웃음으로 대응했다.
그러면서도 박 원내대표는 "나는 중도 개혁세력이다. (내가) 햇볕정책, 사드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 것"이라며 "유 의원은 유 의원의 정체성이 있듯, (유 의원이) 우리 국민의당과 함께 하기 위해선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국민의당에도 개혁 보수의 길에 동참할 분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우리 당에 (그런 분들이) 있을 수 있고, 그쪽 개혁보수신당에도 (국민의당과 함께 할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은 넓은 게 좋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전 대표도 당론으로 대북정책과 사드반대를 확정하는 것에 동의했다. 나와 (성향이)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매우 가깝다"라며 "유 의원이 안 전 대표와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 '대권 후보로서 안 전 대표가 욕심 난다'라는 말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신경전 정도로 끝냈지만, 국민의당은 유 의원의 발언에 강도 높은 논평을 냈다. 양순필 부대변인은 "'안철수는 되고, 박지원은 안 된다'는 식의 유 의원의 발언은 지극히 오만방자하다"라며 "국민의당을 함께 이끌어 온 두 사람을 자기 멋대로 정한 보수 잣대로 갈라치는 행태는 정치 도의에도 맞지 않는 참으로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부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 몸만 빠져나와 또 다른 정당을 만든다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며죄부를 받는 게 결코 아니다"라며 "유 의원과 새누리당 탈당파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고 자숙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안 전 대표는 유 의원과의 연대와 관련해 "새누리당에 계속 있는 한 연대는 있을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유 의원이 탈당할 경우, 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유 의원이 새누리당을 나와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유 의원과 안 전 대표 및 국민의당 사이에 어떤 기류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유 의원은 이날 개혁보수신당 창당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동안 야권 접촉은 굉장히 자제해왔는데, 이제부터 필요하다면 야권 중에서도 개혁적 보수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접촉하고, 설득해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