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결국 쪼개졌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29명은 27일 집단 탈당계를 제출하고,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창당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병국·주호영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보수신당이 오늘 새로운 길을 향해 출발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통합과 따뜻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 새롭게 깃발을 든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탈당하며 친박세력의 국정농단 비호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들은 "(친박은) 국민의 절박한 외침과 진실을 외면한 채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의해 저질러진 사상 최악의 '헌법 유린'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하며 국민 앞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혁보수신당 인천시당 창당, 내년 1월 중순 전망비박계가 공식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만큼 인천에서 새누리당 탈당과 신당 창당 흐름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친박에서 비박으로 옮긴 이학재 의원은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오후 인천에 내려와 서구의회에서 지방의회 의원들과 같이 새누리당 탈당과 신당창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구의회 이한종·김윤순·이용창·최규술 의원 4명은 이학재 의원과 같이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개혁보수신당에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려고 한다. 기득권에 매달려 반성과 쇄신을 거부하고, 국민에게 분의 대상이 된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당일 수 없다"라면서 "개혁하고 변화하면서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진짜 보수를 실천하겠다"라고 밝혔다.
추가 탈당은 더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인천시의회 최석정 의원(서구3)이 탈당계를 제출하기로 했고, 또 서구의회 의원 중 서구을에 속하는 의원들은 29일 황우여 서구을당원협의회위원장과 상의해 탈당을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지역에선 이학재(서구갑) 의원과 홍일표(남구갑) 의원이 신당 창당에 구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두 의원이 인천시당 창당에 주도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학재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까진 탈당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신당 창당과 관련해 역할 분담을 논의하진 못했다"라고 한 뒤 "오늘 창당을 선언한 만큼 지금부터 창당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실 관계자는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려면 그 전에 광역시도당이 5개 창당해야 한다. 1월 24일께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려면 그 전에 인천시당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두 분 의원이 의견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신당창당에 나설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개혁보수신당이 민심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 전인 24일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창당 일정을 고려하면 우선 1월 초순에 보수신당 인천시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중순에 인천시당 창당대회가 열린다. 관망하던 이들도 이때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인천 국회의원 6명 중 2명이 탈당을 선언했고, 친박계 민경욱(연수을), 윤상현(남구을) 의원과 비박계 안상수(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의원 등 3명이 잔류를 선언했다. 안상수 의원은 '당 개혁'을 강조하며 잔류했지만, 유동적인 상황이다.
지난 23일 열린 부평갑당원협의회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정유섭(부평갑) 의원은 당원협의회 개최 뒤에도 일단 유보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인천지역 원외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중에선 연수갑 정승연 위원장과 남동을 조전혁 위원장이 탈당에 합류했다.
시의회 새누리 23명 중 잔류선언 6명... 지각변동 예고인천시의회 새누리당 의원 23명(지역구 21명, 비례 2명) 중 약 절반이 탈당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3명 중 잔류를 선언한 이는 6명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은 친박 정치인의 지역구에 속하는 시의원들이다.
우선 윤상현 의원 지역구에 속하는 김금용(남구4) 시의원과 임정빈(남구3) 시의원은 잔류를 선언했다. 그리고 민경욱 의원 지역구에 속하는 정창일(연수구1) 의원도 잔류를 선언했다.
제갈원영(연수구3) 시의회 의장은 정승연 당원협의회위원장이 탈당을 선언했지만, '친박' 유정복 시장과 고교동창이라는 점을 고려해 잔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철운(부평3) 시의원은 부평을 강창규 당원협의회위원장과 나란히 잔류를 택했다. 강 위원장은 이인제 전 의원과 사돈지간이다. 안영수(강화군) 의원은 보수적인 강화도 정서를 반영해 잔류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원 중 최석정(서구3)의원이 가장 먼저 보수신당 합류를 선언했는데, 신당 합류 의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승희(서구4) 의원도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고, 홍일표 의원 선거구에 속하는 최용덕(남구1)의원과 이영훈(남구2) 의원은 이미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1명은 당장 판단을 유보하며 일단 정국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라, 탄핵 정국과 대선 정국을 거치면서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는 2018년이다. 광역시도당과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이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전례를 고려했을 때,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시의원들의 선택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유정복 인천시장 새누리당 잔류 선언... "개헌에 공감" 한편, 친박 유정복 인천시장은 새누리당 잔류를 택했다. 유 시장은 비박계의 탈당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 때 "새누리당 탈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시장은 "새누리당이 단순하게 친박과 비박으로 분류되는 지금 정치적 행보를 밝히기보단 시정에 전념할 때"라고 한 뒤, 다만 "대통령 중심제가 갖는 권력 독점을 극복하는 개헌론엔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시정에 전념해야 한다면서도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이 정국 돌파구로 삼고 있는 개헌론에는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20일 일주일 만에 해체한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 '혁신과통합보수연합'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그쪽으로 분류만 됐을 뿐, 어떻게 되는 줄도 몰랐다"라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고 있는데 친박이라는 것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계산적으로 생각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개헌론'에 대해 유 시장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 중심제의 폐단을 제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느 정권에서든 권력 독점에 따른 문제가 발생했고, 최근 '국정 농단'이라는 현안에 직면하면서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국민 의식이 성숙했고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만큼 정치를 개혁할 때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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