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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진짜 안보 보수=반문재인'이라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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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새누리당 분당이 본격화되면서 조선일보가 '진짜 보수'에 대한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황당합니다. "우리 안보 현실에서 보수의 원칙을 지키며 산다는 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에 한 말에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은 조선일보 전 주필이자 현재는 뉴데일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근일 씨 입니다. 류씨는 조선일보 자신의 기명 칼럼 코너 <류근일 칼럼/반기문과 인명진 그리고 보수>(12/27 https://goo.gl/3scJkC)에서 "보수란 정말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라고 질문한 뒤 "문재인 적 양심의 자유"에 "'노'라고 말해야 그게 한국적 보수의 최저선일 것"이라 답했습니다. 이 최저선을 지키지 않으면 "겉만 번지르르한 위선적 보수"라는 것이죠.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한·미 공조보다 '남·북 공조'가 더 일러야 한다"는 듯한 순서 매김, 전 세계적인 대북 제재와 달리 개성공단을 즉시 다시 열자는 듯한 발언, 한·미 사이에 이미 약속된 사드 배치를 뒤로 미루자는 듯한 어투, 국가 정보기관을 '고치자'고 하기보다 회의하는 말, 시민사회(운동단체?)가 참여하는 사회 개혁 기구 설치 같은 생경한 논리, 현행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에 대해선 아무 비판 의사도 없는 듯한 시각" 등을 제시했습니다.

딱히 안보에만 국한된 '불만사항'도 아니고, 그냥 문 전 대표의 거의 모든 주장이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식인데요. '보수의 최저선'이라는 거창한 논리를 뒷받침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판단 근거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진짜 안보를 걱정하는 보수라면 정부의 안보무능이나 방산비리를 해결하자는 주장부터 펼쳐야 하는 것 아닐까요?

류근일 씨의 이 같은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비박 탈당파나 '제3의 빅텐트'를 꿈꾸는 야권 인사들, 그리고 반기문 총장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지만, 사실상 유권자들을 향해 던지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관에는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보수라면 문 전 대표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런 '반 문재인 캠페인'은 그간 조선일보에 꾸준히 등장해왔던 논리긴 하지만,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조선일보가 문 전 대표가 '진짜 안보 보수'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면, 같은 날 동아일보는 문 전대표의 사드 배치 문제나 전시작전권 환수 등의 문제를 언급하는 행동이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먼저 <사설/문재인의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가 '진짜 안보'인가>(12/27 https://goo.gl/9EOuOa)에서는 문 전 대표를 향해 "유력 대선주자라면 말로만 대북 경고와 한미동맹 중시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며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그를 찍지 않은 유권자 5명 중 1명이 친북 성향과 좌편향을 문제 삼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다시 '안보 포퓰리즘'>(12/27 https://goo.gl/Cx9EpY)에서는 "야권에서 사드 배치 결정의 연기나 재고를 주장하는 것은 '안보 포퓰리즘'의 재판"이며 "이를 뒤집겠다는 야권의 발상은 정권만 잡을 수 있다면 국민의 안전과 대미관계는 어찌 되든 안중에 없다는 의미로 비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이 후보자의 공약이나 주장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에 나서는 대신, 종북몰이나 '진짜 보수론' 등 낙인찍기에 몰두하고 있는 나날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세월X'가 어이없고 한심하다는 조선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26일, 세월호 침몰이 화물 과적이나 고박 불량이라는 정부의 원인 발표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월X'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서 자로는 '세월호 잠수함 충돌 침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물론 하나의 가설일 뿐이며 추후 과학적인 검증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다큐멘터리의 본질은 '세월호는 잠수함 때문에 침몰했다'는 이 가설이 아닌, '정부 발표로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으니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들어 제대로 된 진상 규명에 나서자'는 메시지에 있습니다. 실제 자로 스스로도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죠.

그런데 조선일보는 <사설/이제 내놓고 세월호 잠수함 충돌 주장하나>(12/27 https://goo.gl/BvnQDS)를 통해 '세월X'의 '잠수함 충돌 침몰' 주장만을 부각하며 "어이없고 한심한 일" "괴담" "근거 없는 얘기가 버젓이 횡행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사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 탓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심하다"는 것이죠.

사설은 "한·미 FTA, 광우병, 천안함 등 자해적 괴담이 때만 되면 등장해 세상을 어지럽힌다. 사드 레이더도 사람을 망칠 정도라더니 언제부턴지 쑥 들어갔다.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아야 괴담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마무리 됩니다. 정부 발표로는 해소되지 않는, 그러나 우리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각종 사안에 대해 의심하고 추론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자해적 괴담'이라는 딱지를 붙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조선일보가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고, 세월호 진상 규명에 나선 특조위를 '세금 도둑'이라며 압박할 시간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에 집중했다면, 검증된 전문가도, 언론인도 아닌 그저 '네티즌 수사대'일 뿐인 한 사람의 영상에 수많은 이들이 집중했을까요? 지금 조선일보가 해야 할 일은 이런 본질을 흐리는 훈계가 아니라 처절한 반성입니다.

3. 오늘의 미보도 ① 세월X, 보도도 비판도 조선만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잠수함 충돌 침몰' 가능성을 제기한 다큐멘터리 '세월X'를 26일 공개했습니다. 이에 국방부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습니다. 6개 일간지 중 이와 관련한 사안을 지면에 보도한 것은 조선일보뿐입니다. 관련 보도의 논조는 "어이없고 한심"하며 "근거 없는 얘기"라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6년 12월 2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덧붙이는 글 | 민언련 활동가 배나은입니다.



#민언련#세월X#문재인#보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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