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 투표청구 서명운동을 벌였던 학부모가 '불법서명'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시민들이 모여 '석방'을 호소하며 촛불집회를 연 것이다.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는 28일 저녁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홍준표 주민소환 구속 학부모 석방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학부모와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성완종 금품수수 홍준표는 사퇴하라"거나 "강압적인 허위수사 중단하라", "무상급식 파탄 주범 홍준표 규탄", "구속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학부모와 시민단체, 야당은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폐업', '성완종 리스트' 등의 사유로 홍 지사 주민소환 투표청구 서명운동을 벌였고, 경남선관위는 '유효서명 미달'을 이유로 각하 결정했다.
경남지방경찰청과 창원지검은 '홍 지사 주민소환 서명'과 관련한 고소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무상급식 청원 서명부'를 주민소환 서명부에 옮겨 적었다는 등의 사유로 학부모 1명을 구속하고, 계속 소환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자랑스럽게 했던 주민소환 서명, 흠집내기"
전진숙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울먹이며 발언했다. 그는 "홍준표 주민소환을 위해 36만명의 서명을 받았고, 그 서명을 어떻게 해서 받았는지 학부모들은 잘 안다"며 "우리는 발로 뛰면서 서명을 받았다. 그런데 그 서명을 흠집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소환 서명부는 읍면동 구분을 해야 하는데, 거리에서 받다보면 구분이 잘 되지 않고 일부 섞여 있었다.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옮겨 적었을 수 있다"며 "주민소환 서명과 관련한 규정이 잘못되어 혼동을 주었고, 그것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고 말했다.
전진숙 대표는 "우리는 홍준표 주민소환을 자랑스럽게 했다. 아이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섰던 것이다. 그 마음은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소환을 통해 홍준표를 보내지 못해 원통한데 선량한 학부모를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송순호 창원시의원이 발언을 이었다. 송 의원은 "학부모들은 온 몸을 던져 야구장과 국화축제장, 거리에서 서명을 받았다"며 "경찰은 '무상급식 서명부'를 주민소환 서명부에 옮겨 적었다고 하는데, 무상급식 서명부에는 생년월일이 없기에 주민소환 서명부에 옮겨 적을 수 없는 것"이라 말했다.
또 그는 "경찰은 과잉수사,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경찰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서명했던 사람한테 전화를 걸어 서명 여부와 일시, 장소 등을 묻고 있다. 이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경찰은 학부모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니, 무상급식 서명부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배후세력이 있다고 했다. 홍준표 주민소환의 배후세력이 있다면 360만 경남도민이다"며 "경찰이 배후세력을 찾기 위해 학부모를 구속했다면, 나를 구속시키고 학부모를 당장 석방시켜라"고 했다.
양영아(진해) 학부모는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게 나라를 위한 일이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틀린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나섰던 것"이라며 "이번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이밖에도 학부모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지역가수 김산씨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