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8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서 설치된지 4시간여 만에 철거되었던 평화의 소녀상이 이틀만인 12월 30일 오후 12시 30분께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휴가 중이라고 알려졌던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새누리당)은 30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 설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부산 동구청 3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함께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아래 미소추),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비롯한 서포터즈 단체들이 함께했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미소추와 서포터즈 단체들의 질문과 항의에 "(철거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공무원들을 동원한 적 없다"며 회피했지만 종내에는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소녀상 설치는 기초단체장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법을 존중해 달라"고 말하다가 "소녀상 건립을 막지 않겠다"고 답했다.
"소녀상이 쓰레기 선별장에 있다는 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하며 기자회견장을 떠나려던 박 구청장은 미소추 회원들의 거센 반발과 항의에 부딪혀 다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미소추와 서포터즈 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박 구청장에게 ▲ 지난 12월 28일 소녀상 철거 당시, 학생들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끌고 나간 동구청 안전도시과 김아무개 과장의 사과 ▲ 소녀상을 즉시 돌려줄 것 ▲ 12월 31일 진행될 소녀상 제막식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아파서 휴가를 냈다는 김아무개 과장이 30여 분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과했다. 이어서 동구 영주동 야적장에 방치되어 있던 소녀상이 돌아왔다. 박 구청장은 31일에 진행될 제막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동구청과 무관하게, 일본영사관의 요청에 따라 경찰이 투입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28일 철거 당시 소녀상 일부가 파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겠다고 했다.
미소추와 서포터즈 단체들은 12월 30일 오후 12시 20분께 처음 있었던 그 자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다시 세웠다.
12월 31일 오후 6시,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리는 9차 부산시국대회 행진의 최종 목적지는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이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석한 부산 시민들과 함께 오후 9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 머리채가 뽑히고, 사지가 들려 끌려 나가고, 유치장에서 하루를 보낸 후 다시 돌아와 밤샘 농성을 하며 소녀상을 지킨 미소추의 청소년, 대학생, 청년 회원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