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2일 오후 5시 10분]
박지원 국민의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호남당' 논란과 관련해 "(호남을) 부인하지 않는다.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한 야당이 승리한 적 없다"고 말했다. 차기 당대표를 노리는 그가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면돌파'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에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4선)이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갑·재선)을 제치고 당선됐다. 오는 15일 개최 예정인 전당대회에서 전남 목포가 지역구인 박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에 당선되면, 지도부는 모두 호남 인사들로 이뤄지는 셈이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호남당' 등) 지역당은 양당제든 다당제에서든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국민의당 홈베이스가 호남인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라며 "호남을 홈베이스로 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호남만 가지고선 안 되고, 호남을 빼고서도 안 된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당이 주도하는 정권창출에 박지원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이기는 당 대표'가 되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모든 걸 바치겠다"라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권창출을 위한 '박지원의 3GO 프로젝트', 즉 ▲당은 키우고(대선체제 신속 전환) ▲당원은 섬기고(당원 주권 보장) ▲우리 후보는 반드시 대통령 만들고(당내 대선 드림팀 구성) 등을 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 개헌, 다당제 등 큰 삼각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파도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전당 대회는 황주홍 의원과 김영환 전 사무총장,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 등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한편 출마가 유력했던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시병)은 이날 오전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안철수, 칩거 아냐", 안철수 "넘어진다고 해도... 끝내 이길 수 있다" 한편 박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안철수 전 대표와 관련해 "지금 칩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 대표가 오늘 아침 '2,3일 더 구상한다'고 얘기했다. 2,3일 정국구상을 심각하게 하고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와) 원내대표 경선 직후 통화했다. 제가 '안 전 대표가 바라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건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아무래도 탄핵 정국 4당 간 협상에서는 중진이 협상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말했더니 안 전 대표도 전적으로 수긍하더라"고 덧붙였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어 "(안 전 대표가) 사실 '이럴 수 있나'하고 충격 받은 것"이라면서 "(그러나) 정치는 모든 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미래로 나가면 되는 거다. 그냥 넘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돌멩이라도 가지고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9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를 마지막으로 4일째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본인 페이스북에 정호승 시인의 '넘어짐에 대하여'라는 시를 인용하며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겠나. 셀 수 없이 넘어지는 게 우리의 삶이다. 넘어졌다고 주저앉지 않고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면 끝내 이길 수 있다"라고 썼다.
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와 관련해 "(언론 보도와는 달리 안 전 대표는) 전혀 위축돼 있지 않다. (공식 일정도) 잡혀 있던 걸 취소한 게 아니라 원래 잡지 않은 거다. 최근에는 지역에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