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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고 있다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고 있다 ⓒ 박석철

박근혜 정권 즉각퇴진과 조기탄핵,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9차 울산시민대회(울산촛불집회)가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주최측 추산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가 진행된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1월은 보수단체인 '박사모가족'이 롯데백화점 대로변의 집회신고를 선점하면서 대체 장소에서 열리게 됐다. 울산촛불집회 주최측인 울산시민행동은 "보수단체의 촛불집회 방해 의도가 있었고, 그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이곳에서 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울산촛불집회에서는 울산시민연대, 울산인권운동연대, 민중의꿈 등 단체들이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는 노란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의미로 진행됐다.

최근 새누리당 울산지역 의원들이 연이어 탈당하거나 혹은 새누리당의 요직을 맡은 것과 관련해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새누리당의 해체와 재산환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최근 한수원이 울산 울주군에 있는 원전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전담조직인 '새울원자력본부'를 출범하고, 신고리 3·4·5·6호기를 새울 1·2·3·4호기로 명칭 변경하면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을 강행하기 위한 꼼수다"라는 지적을 내 놓은 탈핵단체가 열띤 시민홍보전을 펼쳤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탈원전 서명을 받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MBC로고 붙이고 취재 못해, 울산은 이상하네?"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고 있다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세월호 1000일을 추모하고 있다 ⓒ 박석철

새해 들어 처음 열린 울산촛불집회는 시국발언과 공연, 거리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국발언자는 고교생 또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울산대학교 황미례 학생은 "정유라와 같은 세대로, 최근 이 신기한 친구의 존재를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수업을 받지 않아도 손쉽게 이화여대에 합격하고 높은 학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유라를 보고 분노를 넘어 허무함마저 들었다"면서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듯한 그의 진술을 보면서 '그들에게 우리는 국민이 아니라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울산MBC, UBC울산방송 등 지역방송에서 취재를 나왔다. 발언대에 오른 서울 중앙대 3학년 남학생은 취재 중인 울산MBC 기자를 쳐다본 후 "여기 울산에서는 카메라에 MBC로고를 달고 촬영하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서울에서는 로고를 떼고 취재 촬영한다. 만일 MBC를 붙이고 촬영하면 시민들의 욕설이 쏟아진다"고 소개해 시민들에게는 웃음을, 해당 취재진에게는 당혹감을 안겼다.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노옥희, 서민태 회원이 참가 시민들에게 탈핵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옆 거리에서 열린 울산 촛불집회에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노옥희, 서민태 회원이 참가 시민들에게 탈핵을 호소하고 있다 ⓒ 박석철

한 고교 학생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소식을 학교에서 접했는데 '무사구조됐다'는 오보였다"면서 "당시 '세월호 희생자가 내 가족이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 생각이 너무 이기적이고 나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속죄하기 위해 '잊지말자'는 문구를 학교에 부착했는데, 학교측에서 (교육청)징계가 겁이나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너무 화가 났다"면서 "4.16을 잊으면 안된다. '냄비근성'이라는 오명을 벗고 세월호를 잊지 말고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촛불집회 박문옥 사회자는 "박근혜와 함께 책임져야 할 새누리당 의원들이 탈당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해체하고 새누리당 재산은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10분쯤 왕복 3km 가량 거리인 인근 현대해상 사거리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박근혜 조기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울산촛불#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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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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