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현혜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 나온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상식을 벗어난 논리를 펴며 헌법재판관들을 당황시켰다.
이 행정관은 12일 헌재에 증인으로 나와 박 대통령의 옷을 찾으러 앞서 언론에 영상이 공개된 '의상실'과 인근에서 최순실씨를 수십 차례 봤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의상실에 옷을 찾으러 가는 것이 경호업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안전과 관련될 수 있는 업무다"라면서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국회 측이 "경호실의 직무는 생명·재산 보호, 위해방지, 경계·순찰·안전 활동"이라고 반박했지만, 이 행정관은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입을 닫았다.
그는 '비선 실세' 최순실을 청와대에서 본 적이 있느냐는 수차례 질문에 대해서도 "직무에 관한 것이라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이 "본인의 범죄와 관련 있지 않으면 얘기해야 한다"고 거듭 다그쳤지만, 이 행정관은 자신에겐 경호 비밀이 우선이라며 따르지 않았다.
결국, 강 재판관이 "대통령이 돈 봉투를 외부에 전달해달라 한 게 더 큰 비밀 같은데 그 말은 편하게 하고,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것은 왜 그렇게 큰 비밀이냐"고 이 행정관을 거의 힐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는 이 행정관이 앞서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의상실에 돈 봉투를 전달했다고 스스로 진술한 것이 더 기밀에 가까운 게 아니냐고 꼬집은 것이다.
이 행정관에 앞서 증인 신문한 윤전추 행정관은 이미 청와대에서 최씨를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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