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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세계 여성 공동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3시 기준 약 1,000명으로 집계됐다.
21일 '세계 여성 공동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3시 기준 약 1,000명으로 집계됐다. ⓒ 이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여성과 소수계 관련 정책 의제 설정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집회가 전 세계적으로 열렸다. 우리나라 역시 이에 동참해 'Women's March on Seoul'(서울여성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역에서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400~500명의 인원으로 시작했으나 행진 중이던 오후 3시에 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강남역 일대 총 4.4km를 걸으며 "여권이 인권이고 인권이 여권이다"라고 외쳤다.

미국 워싱턴에서 먼저 계획된 행진에 세계 각지에서 연대 의사를 밝혔고,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하는 운동으로 확산됐다. 서울여성행진 주최쪽은 '동시에 열리는 최초의 전 세계적 여성주의 행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거리 시위로 기획됐으나, 성차별과 성폭력 등 다양한 여성인권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위한 행동으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성차별적인 발언은 물론,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많은 논란이 됐다. 그러나 행진에 관심이 집중되자 반(反)트럼프 운동보다는 여성과 소수계 관련 정책의제 설정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집회로 의미가 확장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21일 강남역에서 진행된 '세계 여성 공동행진'의 참가자가 "Don't grab me by the pussy" 피켓을 들고 있다.
21일 강남역에서 진행된 '세계 여성 공동행진'의 참가자가 "Don't grab me by the pussy" 피켓을 들고 있다. ⓒ 이은진

특히 'Don't grab me by the pussy'라고 쓰인 피켓을 볼 수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당신이 스타면 미녀의 성기(pussy)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어"라는 발언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강남역에서 진행된 행진은 외국인들의 참여가 유독 눈에 띄었다. 개인으로 참가한 사람들 중 약 1/3이 외국인이었다. 여성 인권을 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리여서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고 참여한 외국인도 있었다.

행진을 하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들을 불러 즉흥적으로 함께 걷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며 유쾌한 행진이 계속됐다.

이를 지켜본 시민 임아무개(27) 씨는 "아직 변화가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시위가 좋은 효과를 준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의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상아(51)씨는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다"며 "남성의 사고 방식은 여성 인식의 변화에 1/3도 안 된다. 자신의 권위를 누리려 여성을 누르지 말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여성공동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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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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