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를 구속하고 강강수월래~ 이재용도 구속하라 강강수월래~""우리모두 촛불들어 강강수월래~ 이어둠을 밝혀보세 강강수월래~"명절을 앞 둔 대전시민들이 강강수월래를 하며 한바탕 춤을 추었다. 시민들은 서로서로 손을 잡고 도로를 누비며 원을 그렸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조기탄핵', '이재용 구속수사', '모든 적폐 청산'의 구호를 잊지 않았다.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는 21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 앞 도로에서 '제10차 대전시민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눈보라가 휘날리고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쳤음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이날 시국대회에서는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다양하게 표출됐다. 시민들은 "이재용과 재벌총수를 구속하라"는 구호와 이 부회장 영장을 기각 결정한 "조의연 판사를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또한 사회자를 비롯한 자유발언에 나선 발언자들은 "이재용은 피해자가 아니라 박근혜와 유착하여 뇌물을 주고받은 공범"이라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벌개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첫 자유발언자로는 이대식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이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을 참담하게 만든 박근혜 적폐의 뿌리는 깊다, 우리나라 경제를 기형적으로 만들고 있는 재벌 놈들을 낳고 기른 것은 바로 일제로부터 이어온 미군정의 결과"라면서 "친일파 순사놈이 그대로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학살하고, 일본놈 장교 다까끼마사오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비극인데, 그의 딸 박근혜가 또 다시 대통령이 되는 참담한 역사까지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땅히 청산되어야 할 것이 청산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대를 이어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이것이 우리가 청산해야 할 박근혜 적폐의 뿌리"라며 "우리는 민족의 모든 악의 근원인 역사적 적폐를 청산하고 뒤집어 온 국민이 평등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배재대 공무원법학과 김종서 교수는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가장 밑바닥에는 재벌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간파하고 재벌 해체를 선언했었다"며 "우리의 결정은 진작에 끝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이 사태는 우리에게 어떤 긴급한 행동이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며 "우리는 2월 말이 될지 3월 초가 될지 모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마냥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를 파면하는 일에 묶여 새로운 민주공화국 만들기라는 더 중요하고 더 가치로운 일을 마냥 미루고 있을 수는 없다, 아직도 머뭇거리는 헌법재판소를 향하여 더 강력하게 더 단호하게 '박근혜 즉각 탄핵'을 요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다양한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대회를 시작하기 전 바우솔 김진호씨를 비롯한 서예가들은 50m에 이르는 대형 천에 '법 앞에 평등한 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 '촛불이 휏불이 되어', '봄날은 온다'는 등의 글씨를 쓰는 붓글씨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한 'JYM 커뮤니티 공연팀'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에 맞춰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다',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등의 글씨를 보여주는 카드섹션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댄스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대전청년회 놀'과 '어쿠스타'는 '마음만 먹으면', '두드려라', '조율',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노래를 시민들과 함께 부르면 흥을 돋웠다.
마지막 자유발언자로는 고등학생이 나섰다. 대전용산고 2학년 이수연양은 "만18세 청소년들의 선거권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정치를, 더 나아가서 세상을 배울 어떠한 교육의 장을 보장받지 못했다, 학생들이 정치에 무지한 게 아니라, 무지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번 촛불집회를 통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투표권도 없는 청소년들이 분명히 한 몫을 했다, 역사 속에서도 청소년들은 나라가 빼앗겼을 때 탑골 공원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했고, 독재정권에 누구보다 더 격렬하게 저항했고, 민주화운동 당시 총부리를 겨눈 군인 앞에서 평화를 부르짖었다"며 "청소년들도 공화국의 주권자로서 당당히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1차 집회를 마친 이후에는 거리행진에 나섰다. 시민들은 타임월드 네거리를 지나 정부청사역까지 행진한 뒤, 다시 유턴하여 본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다시 모인 시민들은 마당극패 우금치 단원들과 함께 강강수월래를 하며 신명나는 '대동한마당'을 열었다.
한편,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오는 25일(수) 오후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 앞에서 제49차 대전시민 촛불집회를 개최한 뒤, 설명절 연휴 동안 촛불집회를 쉬고, 2월 4일 제11차 대전시민 시국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