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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블랙리스트 서면보고 정황 추적

'국정농단' 최순실, 헌재 증인 출석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중인 최순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국정농단' 최순실, 헌재 증인 출석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중인 최순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박근혜 대통령 옷값 대납 의혹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지기'인 박 대통령과 최씨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보강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2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최씨가 오랜 기간 박 대통령에게 공식 행사나 외국 방문 등에 입을 옷을 사준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특검은 최씨의 주관 아래 박 대통령의 옷을 제작한 장소로 알려진 강남구 의상실 관계자 등을 최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달 7일 이 의상실을 압수수색했다.

문제의 의상실은 작년 11월 최씨가 이곳에서 청와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 등과 함께 박 대통령의 옷을 고르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주목됐다.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씨가 대신 지불한 옷값은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검은 최씨가 1988년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선 이후 지속적으로 옷값을 대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옷값 대납 의혹은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작년 12월 7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약 4천500만원에 달하는 박 대통령의 옷 100벌 가량과 가방 30∼40개를 전달했고 돈은 최씨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하면서 불거졌다.

최씨는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옷값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특검은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작년 9월 이후 박 대통령이 옷값 대납 논란 가능성을 우려한 듯 윤전추 행정관을 통해 최씨에게 옷값 약 1천만원을 지불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정관은 5일 헌재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이 돈을 의상실에 갖다 줘라'는 지시와 함께 노란색 서류 봉투를 받았고 이를 의상실에 전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뇌물을 받은 의혹을 수사하는 큰 틀에서 최씨의 박 대통령 옷값 대납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씨가 수억원에 달하는 박 대통령의 옷값을 대신 냈다면 두 사람이 경제적 이익을 공유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는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삼성 뇌물수수 의혹 수사에서는) 최씨와 박 대통령이 공모했는지가 쟁점"이라며 "두 사람이 (돈을) 같이 쓰고 계산하는 관계라면 당연히 범죄를 같이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박 대통령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의 '블랙리스트'에 관한 서면보고를 받은 정황을 포착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1일 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구속하고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순실#박근혜#뇌물죄#옷값대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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