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이 같은 당 경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강력 비판했다.
24일 저녁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특강을 할 계획인 이 시장은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공식 대선출마선언을 한 이후 첫 번째 지역방문이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공정한 사회'가 이 시대의 핵심적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하면서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현재 우리 사회의 핵심권력인 재벌권력을 해체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두 함께 잘사는 세상 만들기'를 위해서는 현재의 경제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국민수요(구매력)를 늘리고 경제를 선순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재벌을 해체하고, 대기업의 명목세율을 올리고, 노동자들의 보호를 위해 노동3권을 강화하고,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불법적 범죄행위로 인한 불법수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재벌의 '법정부담금 폐지'를 주장했다며 "이는 저와 다른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제가 문 전 대표에게 질의했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발사업이나 수익사업을 통해 발생한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법정부담금'인데 연간 15조원에 이른다, 문 전 대표는 이를 '준조세'라 하여 폐지하겠다고 했다"며 "이를 모두 없애면 국민1인당 매년 30만원을 국민이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이것을 재벌개혁정책이라고 발표했기에, '이는 철회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아직까지 답이 없다"며 "문 전 대표는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재벌정책에 관한한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 전 대표는 우리당을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이기 때문에 재벌정책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특히, 이날 같은 시각 안 지사가 대전을 방문,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시도지사와 '충청권 대선공약'에 대한 '협약'을 하고 있어 이 시장의 안 지사 비판은 더욱 매섭게 들렸다.
이 시장은 "안희정 지사가 '시혜적인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실제 안 지사는 지난 22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인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시장은 "저는 문 전 대표와 경쟁하는 관계여서 안 지사님의 저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님이 '공짜밥'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하는데, 복지는 국민의 권리이고 국가의 의무다, 그리고 헌법 34조 2항에 써져 있다"며 "(안 지사께서) 헌법을 제1조까지만 읽으시고 34조 까지는 안 읽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정말 많이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들었다"며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국민이 낸 세금을 대신 집행하는 머슴인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서 필수비용을 최소화하고 예산을 많이 확보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자체를, '공짜'라고 표현했다는 것에 저는 매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욱이 이 사회의 다수 국민들을 지배대상으로 여기는, 그야말로 보수를 참칭하는 수구기득권 세력들이 쓰는 말을,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말씀하시는 안 지사께서 차용해서 쓴다는 사실에 저는 실제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시장은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수도권집중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당초의 세종시 건설계획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정치적 논란으로 인해 일부만 이행된 행정수도 건설이 원 계획대로 완전하게 추진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간담회를 마친 이 시장은 대전시당 당원들과의 간담회, 지역시민사회 인사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라는 주제로 시국강연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