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사이트 Social Network Services·Sites의 줄임말)는 인터넷상의 또 다른 얼굴이다. 조기 대통령선거 가능성이 열리면서 대선에 나설 주자들은 각기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자신을 홍보한다. '제2의 인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SNS를 대선 주자들은 과연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차기 19대 대선 유력 후보들의 SNS 사용법을 들여다봤다. 리얼미터가 집계한 올해 1월 3주차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순서에 따라 짚어본 결과, 문재인(29.1%)은 '일방형', 반기문(19.8%)은 '입문형', 이재명(10.1%)은 '소통형'이며 안철수(7.4%)는 '기술형', 안희정(4.7%)은 '신예형', 유승민(2.2%)은 '평범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메시지 중심' 문재인, SNS 갓 입문한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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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지 중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SNS 계정(유투브) |
ⓒ 유튜브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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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여유롭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후보 동선 등 주요 일정을 공유하고, 세월호 참사나 백남기 농민 장례식 등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짧은 견해를 밝히는 식이다. 1월 26일 현재 트위터 팔로워만 125만 5000여 명으로 대선 후보들 중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보인다.
'일방형' 문 전 대표는 SNS 계정을 소통의 도구가 아닌 메시지 전달 통로로 쓴다. 지지자가 보내온 후보 캐리커쳐·사진 등을 간간이 공유하지만, 대화를 주고받지는 않는다. 페이스북 배경사진을 통해서도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세월호 1000일,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등 후보자가 생각하는 주요 의제를 노출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또 최근 유튜브 계정을 통해 매주 금요일 '주간 문재인'을 선보이며 정책을 제안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대선 후보들 중 유튜브 계정을 사용해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후보는 문재인·반기문·안희정 등 세 명 정도다.
SNS를 거의 쓰지 않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최근에야 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계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입문형' 반 총장은 페이스북 계정 배경사진으로 '바꾸자 대한민국, 반기문과 함께 정치교체'라며 후보자 본인이 주요하게 주장하는 '정치교체'를 계속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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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총장은 젊은 층을 겨냥한 듯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사진). |
ⓒ 인스타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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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젊은 층을 겨냥한 듯 "SNS 열린 공간을 통해 대화하고 싶다"며 최근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24일에는 "가만있자. 페북에서 또 내 흉을 보네?"라며 페이스북을 보는 본인 사진을 올려 '셀프 디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인스타 계정에는 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안젤리나 졸리 등 과거 만난 해외 스타들과 찍은 사진이 올라온다.
이는 앞서 반 전 총장이 소셜미디어의 부정적인 면을 언급한 데 비해서는 진일보한 편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행 비행기 인터뷰에서 페이스북·트위터 등에 대해 "사회 분열·갈등을 조장하는 데에 소셜미디어가 악용되고 있다. 얼굴이 안 보인다고 말을 막 해서는 안 된다. 책임 있는 소셜미디어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트위터는 사용하지 않는다. 지지자들 모임인 '반딧불이(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계정은 있지만 후보자 본인의 공식 계정은 없다. 2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트위터를 쓰지 않는 후보다. 그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트위터는 아직 안 한다"며 "저는 페이스북도 허덕이며 한다. 더 자주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소통형' 이재명, '기술형' 안철수... "의견 좀 물읍시다"자타공인 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선 주자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꼽힌다. 이 시장의 주요 무대는 트위터로, 그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는 지지자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등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트위터도 팔로워(36만 4천여 명)보다 본인이 구독하는 팔로잉(36만 6천여 명) 수가 더 많다. '일방형' 문재인 전 대표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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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선 주자로 꼽히는 '소통형' 이재명 성남시장의 트위터 |
ⓒ 트위터 화면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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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이 어땠냐"는 등 지지자들 의견을 묻는가 하면 "(응원)영상 감사하다", "미안하다"며 솔직한 감정을 내보이기도 한다. 본인 기사를 링크하며 "잘못된 기사다", "<TV조선> 형사고소·정정보도 요청 등 끝장을 보겠다"라는 등 언론 반박·해명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26일 오후에도 본인 페이스북에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보겠다며 SBS가 찾아왔다. 압박 면접을 하겠다는데 유경험자들 면접 노하우 좀 부탁한다. 지금 촬영 중이라 당장 필요하다"고 써서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시장 뒤를 추격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기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백신·보안 전문 업체 개발회사 대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 원장 등 자신의 강점인 전문성을 부각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다. 안 전 대표도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페이스북 배경사진도 '메시지'보다는 후보 본인의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특히 본인의 발언 영상을 생방송 영상 스트리밍 앱인 '페리스코프(Periscope)'를 통해 올리기도 한다. 이를 통해 현장에 없는 지지자들도 함께 안 전 대표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안 전 대표의 SNS 계정에는 그의 주요 일정과 간담회 모두발언(축사)·발제문 등 기본적인 내용도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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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SNS 사용은 '기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전 대표는 특이하게도 페리스코프를 사용해 지지자들과 소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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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안희정, '평범' 유승민... 젊은 층 소통 노력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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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새로움·젊음·통합' 등을 강조하며 젊은 층 지지를 얻고 있다. 25일 '주갤'에 인증샷을 남긴 안 지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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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지율은 낮지만 소통 노력이 돋보인다. '새로움·젊음·통합' 등을 강조하며 젊은 층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안 지사는 25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주갤(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 "저 레알 안희정 충남도지사"라며 '인증샷'을 올리고 댓글로 소통하기도 했다. '레알'은 '정말'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다.
안 지사는 또한 최근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안희정: 잘생김 전성시대', '안희정의 잘생긴 대모험' 계정이 지지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신설되는 등 최근 젊은 층에서 지지도가 확산되는 형국이다.
26일 출마선언으로 대권에 도전한 유승민 의원(바른정당)은 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사용해 지지자들과 소통한다. "오늘 여수 수산시장 화재현장에 갔다. 시름을 덜어드릴 수 있게 저도 적극 나서겠다(1월 16일)",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제 뿌리를 찾아 내가 왜 정치를 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1월 23일)"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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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로운 보수' 강조하는 유승민 의원은 SNS 사용에서 아직 이렇다 할 특징은 드러나지 않는다(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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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정의로운 보수, 진짜 보수' 등을 강조하며 대권에 나섰지만, SNS 사용만 놓고 볼 때 '소통형' 이재명, '기술형' 안철수 등에 비하면 아직 이렇다 할 특징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26일 "개인 페이스북은 제가 직접 한다. (그런데) 저는 아무 이야기나 막 그냥 실시간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생각해서) 올릴 때가 돼야 올린다"라며 "인스타그램도 하고 저도 (SNS를) 좀 더 해야 된다. 더 자주 해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