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출연해 설립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노동자를 해고했다가 노동위원회 심판에서 또 졌다.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소송(가처분신청)까지 포함해 모두 7차례나 사측이 진 것이다.
1일 민주노총(경남) 일반노동조합과 법무법인 '여는'은 해고자들이 재단을 상대로 냈던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재심에서 이겼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해고자의 손을 들어준 판정을 해 지난 1월 31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지한 것이다.
재단이 운영하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사무국장·과장이던 노동자 2명은 2016년 7월 해고되었다. 해고자들은 민주노총일반노조 거제종합복지관지회에 가입해 있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지난해 9월 해고자들이 낸 구제신청사건에 대해 '부당해고'는 인정했지만, '부당노동행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뒤 양측이 재심 신청했고, 중노위가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모두 인정하는 판정을 한 것이다.
법무법인 '여는' 최영주 노무사는 "어제(31일) 저녁에 중노위로부터 판정 결과 통지문자를 받았다"며 "정확한 사유는 현재 알 수 없고, 사유가 담긴 판정서는 한 달 정도 뒤에 나올 예정"이라 밝혔다.
앞서 지노위는 "인사위원회 운영 소홀로, 인사위원회 해당 대상자라는 사용자의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입증 자료가 부족하다"고, "급식 쌀 계약 부적정성과 관련해, 기존 계약 단가보다 고가인 친환경쌀을 구매했다는 사정만으로 징계 사유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노위는 "징계 양정이 과한 처분이고, 징계해고의 절차적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했던 것이다.
재단은 2015년 3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사무국장이던 오아무개씨를 해고했고, 2015년 9월에 재해고 했다. 오씨는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재단은 이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전지방법원에 '소송'을 내놓아 현재 진행 중이다.
오씨는 재단을 상대로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냈던 '근로자지위보전및임금지급' 가처분신청에서 이겼다. 이 가처분신청에서 법원은 지난 1월 "근로계약상 권리가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며 "판결 확정시까지 임금 상당액을 임시 지급하라"고 결정했던 것이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이아무개 관장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해 말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구약식'(벌금 4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 관장은 정식 재판 청구했다.
1일 민주노총일반노조는 "재단이 복지관을 위탁한 뒤, 해고한 3명의 직원에 대한 7차례의 구제신청에서 모두 패소했다"며 "재단이 지난해 지노위 판정 뒤 재심 청구했지만 결과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중노위 판정을 보면, 재단과 복지관측의 지배개입과 불이익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도 인정하였다"며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에서 지배개입과 불이익 모두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인정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고 했다.
민주노총일반노조는 "거제시와 재단은 감사 결과를 내세워 관계자(직원)들을 검찰에 고발조치했지만, 이 또한 모두 무혐의 처분되었거나 각하 송치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재단은 3년 가까이 명분 없고 무분별한 해고 소송 과정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과 강제이행금 등을 지출하고, 해고 소송이 지속될 경우 그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민의 혈세 낭비하는 비난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했다.
부당해고가 확정이 되면, 해고 기간 동안 재단은 해고자한테 임금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