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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

AP·BBC·CNN 등 주요 외신은 14일(현지시각)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2명에게 독살됐다고 말레이시아 총리실과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김정남은 이날 오전 9시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 출입국 심사대에서 오전 10시 이륙하는 마카오행 항공편을 이용하려다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살해됐다. 당시 김정남은 위조 여권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경찰과 언론은 여성 2명이 김정남의 얼굴에 독액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밝혔으나, 일부는 독액이 묻은 옷으로 얼굴을 감쌌다고 전하는 등 혼선을 빚으며 정확한 피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남은 현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으며, 용의자들은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범죄 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부국장은 "현재 급사(sudden death)로 분류하고 있다"라며 "정확은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흐마트 부국장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으로부터 김정남의 시신 인도 요청을 받았다"라며 "하지만 시신을 인도하기 전 부검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검은 15일 진행될 예정이다.

 북한 김정남 피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북한 김정남 피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김정일의 둘째 부인 성혜림의 장남으로 1971년 출생한 김정남은 후계자로 유력했으나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고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면서 신변 위협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이 후계자가 되지 못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2001년 5월 위조된 도미니카공화국 여권을 사용해 일본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돼 추방당한 사건을 계기로 김정일의 신뢰를 잃었다는 분석이 있다.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는 CNN 인터뷰에서 "김정남은 뚱뚱한 바람둥이로 알려졌으나, 현명하고 편견이 없는 남자였다"라며 "북한의 권력 세습을 반대하고 개방 경제를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외신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김정남은 사실상 북한에서 추방당해 오랜 기간 해외를 전전하며 살았다"라며 "북한 정권 내부의 복잡한 권력 구도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북한#김정남#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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