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덕적군도 중심에 있는 선갑도가 지난 2015년 선도공영이 산림청에 채석단지 지정을 신청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산림청이 지난달 12일 한강유역환경청에 선도공영이 채석단지 지정을 위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선갑도는 덕적군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가진 섬으로 덕적군도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덕적군도 일대에 풍부한 어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선의 세계라 해서 선접(仙接)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산림청이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자, 인천녹색연합은 "채석단지가 지정되면 자연경관과 생태계의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다. 채석단지 지정은 절대 안 될 일이다"라며 "한강유역환경청은 채석단지 지정에 부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채석단지 지정은 선갑도 36만 4872㎡(약 11만평)에서 석재를 14년간 채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선도공영은 환경영향평가서에 '해양수산부에서 선갑도가 무인도서로서 법적인 요건 미비(사람 거주)로 무인도서 관리유형 지정을 보류했고 또, 산불과 방목가축들로 훼손됐으며, 구렁이도 불법 포획으로 관찰되지 않는다'며 개발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난 2007년에 수립한 '인천 연안도서 해양환경조사 및 보전관리계획'에서 선갑도는 '보전 도서'에 준하는 섬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방목한 가축의 경우 이주시키고, 구렁이 등 멸종위기야생동물 불법포획에 대해서는 단속을 실시해 추가적인 환경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막아야한다는 게, 인천녹색연합의 반론이다.
선도공영은 인천의 골재 수급 안정화를 위해 채석단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5년마다 수립하는 골재수급계획에서 '수도권은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골재원을 확보, 최대 골재수요 지역인 서울지역에 공급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수급 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김포 개발 사업에 따른 부산물 공급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덕적군도 섬들과 해양은 자연생태조건이 우수해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선갑도는 1950년 덕적군도 학술조사대 단장이었던 석주명 박사가 '덕적군도 학술조사보고서'에서 밝힌 바와 같이 특정 도서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갑도는 호상 해안 주변 암석이 응회암으로 구성된 부분이 많아 과거 화산 폭발로 인한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정밀한 지질 조사가 필요하다"며 "특히, 안팎으로 소형 또는 중형의 주상절리가 발달하고 있어 지질학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으며, 지질 전문가들은 천연기념물 후보로 거론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녹색연합은 선갑도에는 구렁이 등 멸종위기 파충류가 여전히 서식하고 있어 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며, 희귀식물 또한 다수 분포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선갑도는 가침박달, 쇠뿔석이, 멱쇠채, 두루미천남성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의 보고이자,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식물다양성이 높은 섬으로 식물학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채석단지 예정지역 인근 조간대에서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새우말(잘피)로 추정되는 해양식물의 서식이 새롭게 확인된 만큼, 정밀조사와 함께 보호대책을 수립을 촉구했다.
산림청이 채석단지를 승인하면, 섬 전체가 산이나 다름없는 선갑도의 6~7부 능선까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천녹색연합의 우려다.
선도공영은 환경영향평가서에 채석 후 복구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했지만, 인천녹색연합은 약 11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채석단지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한강유역환경청이 채석단지 지정에 동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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