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영국 BBC는 17일 "한국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이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과도 관련되어 있지만 이 부회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BBC는 "이 부회장은 그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심장 마비를 겪으면서 사실상 삼성그룹의 수장(boss)이 됐다"라며 "이 부회장의 구속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삼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시가 총액이 한국 전체 상장 기업 가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은 권력과 부, 기술 혁신의 상징이다"라며 "이 부회장의 구속은 박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힘겨웠던 승리"라고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아버지는 뇌물 및 탈세 혐의로 두 차례나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하루도 감옥에서 보낸 적이 없다"라며 "그는 매번 대통령에 의해 사면되었고, 경영진으로 복귀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경우는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한국 민주주의와 사법체계가 화이트칼라 범죄를 단죄할 할 것인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이었다"라며 "재벌이 처벌을 받지 않는 한국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이 놀라운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 구속이 최근 한국의 정치 스캔들 수사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라며 "삼성이라는 기업 제국의 핵심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이 부회장의 공백은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구조조정 계획, 중요한 전략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정치적 기부금을 인정했으나 그 대가로 어떤 이익을 얻을 목적이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라며 "(이 부회장이) 재판을 치르며 수개월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지만, 삼성 측은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