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며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양국의 외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김정남 암살 사건에 관한) 협의를 위해 북한 주재 대사를 쿠알라룸푸르로 소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강 대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시신 부검에 강력히 항의하며 시신 인도를 요구한 바 있다.
강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김정남 시신 부검을 반대했으나, 말레이시아 경찰이 허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부검을 진행했다"라며 "이는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한 것이자 북한 시민에 대한 최대의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말레이시아가 어떤 사실을 숨기며 우리를 속이려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는 우리를 해하려는 적대 세력(hostile forces)과 결탁한 것이며, 특히 한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 대사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것(baseless)"이라며 "말레이시아의 평판을 훼손하려는 강 대사의 주장을 진지하게 반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가까운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라며 북한 당국에 시신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양국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