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살다보면 우리가 꿈꿔왔던 여유로운 삶을 즐긴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죠. 한국보다는 여유로운 삶과 직장 생활, 가족과 함께 할수 있는 많은 시간, 좋은 복지 제도 등 장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는 법! 좋은 점이 있다면 불편한 점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다 좋기만 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 나라는 절대 있을 수 없겠죠?
독일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주말에 문 닫는 마트, 비싼 공과금, 빈번한 지하철 연착 등 가끔 '한국 생활이 편리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어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병원 시스템입니다. 특히 독일에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게 정말 화가 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1. 어느 게 병원이지? '간판' 보기 힘들다 한국의 경우 길거리를 가다보면 병원이라고 써져있는 큰 간판을 찾기란 식은 죽 먹기죠? 그리고 대도시의 경우 상가 밀집 지역에 가면 정형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한 구역에 여러 개의 병원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좀처럼 병원을 찾기가 힘듭니다. 물론 도시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병원 간판을 보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았을 때 어디가 병원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래가 바로 그 예시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빌라같기도 한데, 이 건물은 놀랍게도 병원 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간판도 걸려있지 않아요. 미리 알고 오지 않는 이상 이것을 어떻게 금방 찾을 수 있을까요.
독일 개인 병원의 경우 아래와 같이 의사 이름으로 병원 이름이 지정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인터넷에 의사 이름을 검색해서 그 위치를 지도로 미리 익힌 후 찾아 가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그리고 병원 의사마다 진료시간이 다르고 평일에 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항상 사전에 조사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사전에 연락해서 사는 곳과 진료 받고 싶은 과를 알려주면 진료 가능한 병원 목록을 이메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공보험 회사(독일은 공보험 회사가 여럿)마다 차이가 있겠지만요.
2. 대부분 전화 예약은 필수!
한국에서는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어느정도 기다리면 의사를 만날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약간 다릅니다. 물론 한국처럼 바로 환자를 받는 병원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미리 전화로 의사와 Termin(약속) 을 잡고 병원에 가는 편입니다. 이 예약은 빠르면 당일에도 되긴 하지만 대부분 2~3일, 길게는 3주까지 걸리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아파도 병원에 바로바로 가기 힘든 독일 병원. 독일인들은 병원에 잘 가지 않는다는 말이 여기서 느껴집니다. 병원 예약 기다리다가 다 나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3. 한국에는 없는 주치의 제도
독일에는 한국에는 없는 특별한 의사가 있습니다. 바로 'Hausarzt'라는 것인데요. 내 담당의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독일에는 우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담당 의사를 지정해두는 편인데요. 아프면 우선 담당의사에게 먼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담당의사가 진단을 해서 본인이 진료할 수 있는 범위 밖이면 주위에 갈 수 있는 의사 목록을 뽑아준 후 진단서를 적어줍니다. 이 진단서는 해당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제출하는 용도이며 이 진단서를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Hausarzt는 예전에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해당 진료 병원을 찾기 힘든 경우에 많이 이용하던 시스템이라고 하네요. 요즘 같이 구글 맵을 통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세상에서는 이 Hausarzt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어 점점 줄어들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의 건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담당 의사 한명 정도를 두고 있다는 것은 든든하기도 합니다.^^
4. 의료보험비를 낸다면 병원비는 거의 무료!한국과는 달리 독일의 세율은 굉장히 센 편입니다. 월급에서 의료 보험비로 나가는 비율이 한국에 비해 크죠. 이 의료보험비가 굉장히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플 때는 덕을 봅니다. TK 등 공보험 등에 가입된 근로자의 경우 병원에 가더라도 병원비가 거의 무료입니다. 배가 아파서 소아과에 간다든지, 감기 몸살로 간다든지, 귀가 아파서 간다든지 이런 경우에 병원비는 무료입니다. 때로는 약값도 지불하지 않고 무료로 받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미 내 월급에서 낸 의료보험비 덕분이죠.
또한 치과에 가더라도 임플란트나 미용을 위한 시술이 아닌 이상 충치 치료 등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공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른 약관을 가지고 있어요. 목 디스크 등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에도 공보험에서 거의 다 커버하기 때문에 수술비, 입원비 등에 있어서도 많은 혜택을 볼수 있습니다.
내 월급에서 세금을 많이 떼어가지만 이렇게 공짜 병원비 덕을 볼 때도 있답니다. 그렇다고 매일 아플 수는 없어요!
독일에서는 병원에 갈 때 아래와 같이 항상 건강보험카드를 들고 가야하며 접수할 때 이 카드를 제출하면 병원비를 공보험사에서 다 처리해줍니다. (가끔은 공보험이 적용 안 되는 병원도 있어 항상 병원 가기 전에 보험 적용이 되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한국과 다른 독일의 병원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어요!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있어요. 항상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다음 기사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