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이렇게 푸짐한 갈낙탕은 처음이다. 지인은 이제껏 먹어본 갈낙탕 중에서 모든 면에서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갈낙탕의 비주얼 깡패야 이건", 이어 요즘 세간에 유행하는 말로 비주얼 깡패라는 말을 덧붙였다. 양도 푸짐한 데다 보기에도 좋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했던가. 맛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맛도 으뜸이라는 얘기다. 양도 어찌나 많은지 성인 혼자 먹기에도 버겁다. 어른 둘이 먹어도 될 분량이다.
갈낙탕, 양과 맛에서 감동의 도가니 수준
주문과 동시에 고흥 바다에서 잡아 올린 큼지막한 산낙지를 넣어 조리한다. 갈비도 튼실한 게 3대나 들어있다. 공기밥은 제쳐두고 갈낙탕만 먹었는데도 포만감이 한동안 이어진다. 가성비로 따져 봐도 양과 맛에서 감동의 도가니 수준이다.
때마침 주인아주머니(64.오삼순)가 보이기에 이집 갈낙탕 자랑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아주머니는 자신이 만든 음식 자랑을 한다는 게 쑥스럽다며, 그 비법은 좋은 식재료와 정성이라고 했다.
"나야 성심성의껏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마는... 육수 낼 때 신경 많이 써요. 황칠나무도 들어가고, 참빗나무도 넣다가 귤 껍질도 말려서 넣고, 갈비는 삶아서 첫 국물 버리고 재벌해요. 밑반찬도 다 그때그때 직접 담아요."
양도 푸짐하지만 낙지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다면 낙지는 어디에서 온 걸 쓸까.
"낙지도 고흥 낙지예요. 먹다가 음식이 남으면 아줌마들은 많이들 싸가지고 가요. 집에서 자신들이 먹는다고... 잡숫고 가서 소문내주셔야제~." 갈낙탕의 가격은 시가다. 낙지 가격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다. 오늘의 가격은 15000원이다. 낙지가 얼마나 큰지 그 양이 엄청나다. 고흥 맛집으로 동네방네 자랑해도 되겠다.
반찬도 정갈하다. 또한 철따라 바뀐다. 봄 향기 품은 달래무침에 고사리나물과 동치미 등 12찬이다.
갈낙탕은 노란 계란 지단에 붉은 고추 고명을 올려 때깔도 곱다. 국물 맛도 예술의 경지다. 다진 양념이 있지만 이 맛있는 국물에 다른 양념을 넣는다는 건 예의가 아닐 터. 국물의 참맛을 느끼려면 그냥 그대로 먹길 권한다.
참 푸지다. 먹는 내내 처음 느꼈던 그 놀라움이 쉬 가시질 않는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다. 고향집에 온 자식 대하듯 반찬도 떨어지기가 바쁘게 더 내온다. 소화에 좋다며 매실차도 내온다.
"매실 차 한잔 드릴게요. 소화에 좋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