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가 3일 시작된 가운데, 당내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가 '대연정'을 놓고 맞붙었다.
안 지사는 3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주관으로 열린 첫 토론회에 참석해 "전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누구라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이라며 기존의 '대연정'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국가 개혁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손잡아야 한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이에 "협치는 꼭 필요하다. 단독으로 과반을 이루지 못하면 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안 지사의 대연정, 자유한국당까지 함께 하는 대연정은 저로서는 납득이 안 된다. 연정과 협치는 뜻이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연정은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 독일이 대연정을 하는데, 거기도 처음부터 대연정을 한 게 아니라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대연정을 한 것"이라며 "지금(한국)은 야당만 힘 모아도 과반이 가능하다. 그러면 (대연정이 아니라) 먼저 소연정을 말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계속해 '대연정' 필요성을 주장하며 문 후보에게 "바른정당은 어떻게 보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바른정당도 본질적으로는 자유당과 다른 점을 찾지 못하겠다. 포장만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바로 그 점이 저와 문 후보의 다른 점이다. 대통합을 얘기하면서 우리가 누가 반성했는지 무엇으로 판단하나"라며 "우리가 승복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 선거로 구성한 의회와 헌법적 질서에 승복하는 것이다. 그 안에 단결·협력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가 너무 통합과 포용에 꽂혀 있다고 본다"고 응수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어떤 정당인가. 탄핵과 특검 연장을 반대하고, 국정을 농단해 적폐를 만들고도 반성이 없는 정당이다.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적폐 청산할 대상과 연정을 하겠다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안 후보가 주장하는 '연정'의 상대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안 후보는 "여기까지 하겠다. 저는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누구라도 (연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이라고 말하며 논쟁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또 다른 주자인 이재명 후보도 "지금은 적폐를 청산하는 시점인데, 청산 대상과 손을 잡고 '대연정'한다는 건 촛불민심에 역행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안 후보는 "적폐청산의 길에 저 안희정이 있다"면서 "제가 말하는 의회에서의 '연정'이라는 정신을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만 답변했다.
국민 갈등 어떻게 해소? '통합', '헌법' 등 각양각색 답변 이날 토론회에서 만난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경쟁력', '개헌 시기·방안' 등 2개 공통질문과 각 후보가 주도하는 주도권 토론, 사드배치.대통령 탄핵시 사법처리' 방안 등 30초씩 답하는 공통질문을 놓고 각기 견해를 펼쳤다.
이들은 특히 토론회 말미, 대통령 탄핵 관련 헌재 결정을 앞두고 '촛불 집회(탄핵 찬성)', '태극기(탄핵 반대)' 등으로 나뉜 국민 양상에 관해 해소 방안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는 "태극기 집회는 '탄핵 반대 집회'로 표현을 바꿨으면 좋겠다"라며 "탄핵이 결정 나면 국민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 저부터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편가르지 않고 하나의 국민 위에 모두의 정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후보는 "우리가 다툼과 싸움이 있을 때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은 헌법"이라며 "결국 민주주의 선거와 헌법 정신으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그게 적폐를 청산하는 길이기도 하다"라고 역설했다.
이재명 후보는 "통합과 봉합을 헷갈리는 분들이 있는데 이 둘은 다르다. 현재 있는 문제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청산한 뒤, 새롭게 출발할 때 통합이 가능하다"라며 "탄핵 결정이 나면 충분히 새로운 길로 수렴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 후보는 "좋은 대통령이 선출돼 정의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면 저절로 된다. 저 최성이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네 후보가 맞붙는 민주당 경선 토론회는 오는 30일까지 10회 진행된다. ▲6일 인터넷 방송 오마이TV 토론회 ▲14일 지상파 4사 합동 토론회 ▲17일 종편 5사 합동 토론회 ▲(날짜 미정) KBS-MBC 방송사 초청 토론회 ▲24일 호남 토론회 ▲26일 또는 27일 충청 토론회 ▲28일 또는 29일 영남 토론회 ▲30일 SBS 수도권 토론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