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콜센터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LB휴넷(엘비휴넷)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평소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관련기사:
현장실습생의 죽음, 회사에 무슨 일 있었나).
민주노총 전북본부, 희망연대노조, 전교조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엘비휴넷)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7일 오전 대책위는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가 있는 전북 전주시 대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살인적인 업무로 유명을 달리한 고 홍아무개(19)씨를 추모한다"면서 고객센터 앞을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박대성 위원장은 "LG그룹 창업주의 직계 가족들이 만든 엘비휴넷은 10억의 출자금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매출 900억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그 눈부신 발전은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노동조건을 무시한 성과"라고 규탄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화장실 가는 것까지 일일이 체크 당하는 상담사를 비롯한 감정노동자들은 닭장에 갇힌 것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한다"면서 "위험을 외주화하고 죽음과 고통의 나쁜 일자리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 3학년에 재학 중 엘비휴넷에 현장실습생으로 입사한 홍씨는 지난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소 친구들과 가족에게 업무 스트레스를 자주 호소했던 홍씨는 고객센터 내에서도 상품 해지를 방어하는 SAVE팀(해지방어부서)에서 근무했다.
해지방어부서는 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인격적 모독을 많이 당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으며, 대책위는 "일명 욕받이 부서라고 불린다"고 표현했다.
대책위는 "엘비휴넷에서는 2014년에 실적 압박과 감정노동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며 '회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명을 달리한 노동자도 해당 부서에서 일을 했다"면서 "해당 부서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그곳은 사람이 일할 곳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해지방어부서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고객들의 폭언을 참으며 해지를 막아야 할 뿐만 아니라 실적에 대한 압박도 많이 받았다"면서 "회사는 상품 해지를 방어하는 데 실패한 '해지등록률'을 집계한 뒤 순위를 매겨 사무실 입구에 게시하고 그런 실적으로 성과급을 매겼다"고 말했다.
이어, "해지방어를 하면서 역으로 상품까지 판매해야 하는 상품 판매 실적도 강요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사과, 전북교육청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개선 대책,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위법사항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면밀히 관리감독 할 책임이 있는 노동부와 현장실습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은 제대로 진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앞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추모 리본과 메시지를 남기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리고 매일 오전 8시부터 추모 시위를 벌이며 오는 17일에는 추모문화제를 저녁 7시에 추모공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엘비휴넷 측은 "홍씨가 해지부서에 근무한 것은 1지망으로 본인이 선택한 것이 이유 중 하나"라면서 "콜 할당 등을 비롯한 기준 실적으로 신입사원들에게는 배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부정한 적이 없다며 대책위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