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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에 기항한 크루즈선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부산항에 기항한 크루즈선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 부산항만공사

"우선은 버틴다지만 상황이 길어지면…."

부산의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불러올 후폭풍을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의 대응이 심해진다면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다"면서 "우리 정부의 정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라고 하소연했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D호텔에서는 80%의 중국 관광객이 객실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 관계자는 "일주일 전 대비 전체적으로는 탑승률이 10% 하락했다"면서 "신규 늘어나는 수요는 없이 취소자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의존했던 관광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당장 올해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겠다고 밝힌 외래 관광객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전국적으로 관광 시장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3년 35.5%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46.8%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2013년 22.6%에서 지난해 13.3%로 떨어졌다.

10명 중 3명이던 부산 중국 관광객 발길 '뚝'

 9일 오후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부산시관광협회,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민관 합동 관광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
9일 오후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부산시관광협회,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민관 합동 관광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 ⓒ 정민규

부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297만 명 중 94만 명(31.7%)이 중국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사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지만, 가뜩이나 지난 1월 올해 부산을 찾기로 했던 크루즈선 26척이 기항을 취소해 업계의 고민은 깊어졌다.

크루즈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크루즈 전체 취소를 통보받았다"면서 "크루즈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는 상당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사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특별한 게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부산관광공사는 당장 크루즈 상품 판매 중단으로 최대 25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았다. 여기에 전세기 운항 금지와 개별 여행객 축소까지 생각한다면 부산에서만 총 70만 명의 중국 관광객 감소가 예상된다는 게 부산관광공사의 예상이다. 부산시도 시가 주최하려던 한류 축제에서 중화권 관람객 모집 목표를 41%에서 20%로 축소했다.

시민단체는 "김해공항 이용 사드 장비 전개 중단하라"

 사드한국배치저지부산대책위준비모임은 9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을 찾아 김해공항과 부산항을 통한 사드 장비 반입을 규탄했다.
사드한국배치저지부산대책위준비모임은 9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을 찾아 김해공항과 부산항을 통한 사드 장비 반입을 규탄했다. ⓒ 사드한국배치저지부산대책위준비모임

부산시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지만 해법은 뾰족하지 않다. 중국에 의존하던 관광객 모객을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한다는 게 계획의 골자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일본(4회)과 동남아(6회)를 찾아 집중 마케팅을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9일 하루에만 사드와 관련한 자체 회의와 관광업계 대책회의를 잇달아 개최했다. 하지만 관광업계뿐 아니라 산업계의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김영환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사드와 관련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조선산업 긴급 대책에 준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부산을 통해 일부 사드 장비가 반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분노를 표출했다. 사드한국배치저지부산대책위준비모임은 9일 김해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효용성도 없고 불법적인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관련 장비들이 김해공항 등 부산기지를 통해 반입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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