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28일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됨에 따라 신원을 어떻게 확인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미수습자들이 3년 가까운 긴 시간 물속에 있었던 터라 육안으로 즉각 신원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수중에서는 공기 중보다 부패가 느리게 진행되지만, 수중생물이 많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피부와 근육조직은 자연히 소실된다.
그나마 미수습자가 시랍화(屍蠟化) 상태 정도로 보존됐다면 맨눈으로 누구인지 알아볼 가능성이 조금은 열려 있다.
신체가 물이나 진흙 속에 놓여 공기와 접촉이 어려운 조건에서 심하게 부패하지 않고 밀랍과 같은 상태로 원형을 유지하는 경우를 시랍이라 한다.
그러나 시랍화 여부는 조류 세기, 수온, 수중생물의 양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미수습자 9명이 모두 어떤 상태일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수온이 오르는 여름을 3번이나 거친 점을 고려하면 시신에 남은 피부나 근육조직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유골만 남은 백골화(白骨化)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개연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경우에라도 신원 확인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DNA 대조나 치아 구조 확인 등 신원을 확인할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수습자들이 입었던 옷가지 등 유류품에 피부조직이 일부 잔존한다면 DNA 시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유골에서 시료를 채취해 부모 DNA와 대조하면 동일 여부를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4년 참사 당시 희생자 시신에서 채취한 시료 분석에 최고 긴급도를 부여해 시신 확인작업을 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DNA 감정은 신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생전 치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다면 치아 엑스(X)선 촬영 사진 등을 토대로 치아 구조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두개골 형태와 윤곽에서 생전 얼굴을 복원하는 슈퍼임포즈(super-imposition) 기법도 활용 가능하다.
신원 확인 자체보다는 미수습자 가족이 우려하듯 '온전한 수습'이 가능하느냐가 더 큰 관건이다.
신원 확인은 유골 조각이라도 확보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나머지 유골이 곳곳에 흩어졌거나 유실된 상태라면 동일인 유골을 확인해 한데 모을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미수습자들이 발견되는대로 가족들의 품에 신속히 안길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할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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