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유승민 후보 쪽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 전제 조건으로 '친박(친박근혜)'의 총선 불출마를 위한 당원권 정지를 제시했다.
이 의원은 29일 오전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 후보가 '조건부' 보수후보 단일화의 원칙으로 내건 '친박청산'과 관련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진행자가 '친박청산'의 구체적 기준을 묻자 "제 생각은 탈당인데, 그게 어렵다면 다음 총선에 못 나올 만한 실질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라며 "당원권 정지 조치 정도는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향해 "본인이 탄핵에 불복하지 않았다로 충분하지 않다"라며 "불복세력인 '삼박(삼성동 친박)'을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라고 정면 압박했다.
이어 "(홍 지사는) '태극기'표도 좀 얻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만약 '내가 이긴 것 자체가 친박이 정리됐다는 것'이라는 묘한 논리로 간다면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선 기간에 한국당과의 보수후보 단일화와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던 유 후보는 본선행 티켓을 따자마자 '단일화 전면 재검토'로 방향을 틀며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었다. 먼저 손을 내밀었다가는 지지율에서 우위인 홍 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과의 단일화 논의에 끌려 다닐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으로 보인다.
'선 자강론 후 단일화' 카드 역시 일단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만일 오는 4월초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후보로 확정되면,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지했던 중도·보수 표심의 일부가 유 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될 경우 유 후보 쪽도 단일화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캠프 내부에서는 한국당의 후보와 '친박 청산'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국민의당 후보와 먼저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는 국민의당과 먼저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설왕설래한다"라며 "우리는 오히려 지금 '국민의당에 먼저 손을 내밀자'가 아니라 '먼저 절대 손 내밀 이유가 없다, (국민의당에서) 응해오면 (한국당보다) 먼저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