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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초청되어 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초청되어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범보수 단일화를 두고 한목소리로 '흡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론조사 우위를 기반으로 유 후보와의 신경전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30일 오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 후보에 대해 "우리가 큰 집이다, 작은 집을 상대로 싸우는 모습은 좋지 않다"라며 "어차피 한 집이 될 건데 뭐하려고 그러나"고 말했다.

그는 "자꾸 시비를 걸면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후보 역할밖에 안 된다"라며 "나를 흠집 내서 유 후보에게 도움 될 게 없다, 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다가 야권연대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홍 지사는 전날에도 보수후보 단일화를 두고 "강의 큰 물줄기가 잡히면 작은 물줄기는 따라오게 된다, 따라오지 않는 작은 물줄기는 말라버린다"라면서 흡수론을 제기했다. 유 후보가 '원칙 있는 단일화'를 내세우며 자신을 비판한다 해도, 결국 단일화 국면에서는 지지율이 앞서는 한국당 후보에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국당, 여론조사 지지율로 바른정당 흡수 전략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경선 내내 '단일화 불가론'을 고집하던 김진태 의원도 막판에 흡수론을 언급하며 홍 지사와 의견 일치를 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는) 현실적으로 완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차피 어디로 가서 합쳐질 세력"이라며 "선거의 큰 물결 속에서 자연스럽게 흡수·통합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범보수 단일화를 두고 한국당에서 흡수론이 떠오르는 이유는 여론조사 지지율 때문으로 보인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의 지지율이 유 후보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 후보의 지지율은 2.6%에 그쳤다. 한국당의 홍 지사(7.7%)와 김 의원(5.3%)보다 낮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그 당의 후보 두 분(유승민·남경필)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저 혼자보다 못한 거 아닌가"라며 "몸값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굳이 유 후보를 향해 먼저 손을 내밀며 구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홍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도 "바른정당은 지지율이 미약하기 때문에 단일화 국면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 한다"라며 "지금 중요한 변수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여부"라고 전했다.

유승민, 홍준표 향해 "'진박' 등에 업혀 대통령 출마"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확정 된 유승민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총재와 대화를 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확정 된 유승민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총재와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반면, 유승민 후보는 한국당 대선주자들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친박 청산'의 원칙과 '자강론'을 강조하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유 후보는 이날 홍 지사의 '이정희 비교 발언'과 관련해 "이정희 후보는 오히려 홍 지사와 가깝다, 이 후보가 그때 제일 '극좌'에 서서 선거를 혼란스럽게 했다"라며 역공했다. 전날 홍 지사가 자신을 향해 "TK(대구·경북 `) 정서는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조폭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라고 반격했다.

홍 지사를 '막말 후보'로 규정한 유 후보는 "이번에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문을 보면 누가 국민을 배반했는지 나온다"라며 "검사 출신이라 나름대로 정의감 있는 줄 알았는데 헌재 결정문도 안 읽어보고 말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 지사는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고 대통령을 망쳐놓은 '진박' 세력 등에 업혀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당 후보하고 갈수록 단일화 가능성이 멀어지는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준표#김진태#유승민#바른정당#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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