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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 교육감 3월 초, 기자는  충남교육청에서 만나 충남 교육 현안들에 대하여 대담을 하였다.
김지철 충남 교육감3월 초, 기자는 충남교육청에서 만나 충남 교육 현안들에 대하여 대담을 하였다. ⓒ 김광철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충남 광천-홍성간 구간을 지나던 지난 2월 4일,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4년 동안 성원기 강원대 교수 등은 전국을 돌면서 탈핵순례길에 나섰지만 기관장이 직접 탈핵순례 합류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날 이 자리엔 익숙한 얼굴이 순례에 합류했다. 바로 김지철 충남교육감이다. 김 교육감은 이날 점심께 부인을 비롯해 교육청 직원 30여명과 함께 탈핵순례단이 있던 홍동면을 찾았고, 함께 순례를 했다.

이날 오후 내내 김지철 교육감은 순례단과 함께 걸었고, 헤어지기 직전 초록교육연대에서는 계간지인 <초록교육>에 인터뷰를 싣고 싶다며 김 교육감에게 취재를 요청했다. 김 교육감은 이를 승낙했고, 지난 3월초 초록교육연대 편집팀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1989년 전교조 결성 당시 이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구속 1호 교사가 되었다. 그 후 천안뿐 아니라 충남지역의 여러 제야단체의 대표로서 많은 활동을 하였다. 교육감에 나서기 전에 천안지역에서 교육위원(현재 제도가 폐지됨)에 당선되기도 했다. 다음은 김지철 교육감과 대면하여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은 내용들이다.

- 교육감에 당선되기 전에 전교조 결성 운동부터 지역에서 많은 운동을 해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운동들을 해 오셨습니까?
"당시 충남교육위원회가 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전국에서 제일 먼저 고발하는 바람에 영광스럽게도 전국 구속 제1호가 되었습니다. 전교조 운동과 더불어 충남참교육학부모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섰고, 김대중 정부 때는 지역에서 천안, 아산 새교육공동체 대표가 되어서 활동하기도 하였고, 급식조례제정 운동, 교복공동구매운동, 천안시 쓰레기매립장 대책위원장, 그 외에도 '효순이 미순이' 대책위원장도 역임했습니다.

일본으로 강제 징용되어 간 분들이 귀국하는 우키시마호가 폭발하면서 징용갔다 귀국하는 분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그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한 활동도 10년 정도 지원했습니다. 지역에서는 갑오농민전쟁 때 세성산전투 위령제 지내기 준비위원회 활동도 했고 천안 변천 100년사가 시에서 나왔는데, 역사를 많이 왜곡하고 있어서 그걸 바로잡기 위한 활동 등도 했습니다. 1년에 한 건씩의 지역현안들을 붙들고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역사 바로세우기는 제대로 된 지역 역사를 아는 것에서부터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하면서 진보교육감들이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한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김 교육감께서는 촛불집회에도 참석을 했다고 들었어요.
"그렇습니다.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서울 등 여러 교육감들을 촛불현장에서 만났습니다. 민선교육감으로서 대다수 국민들의 뜻에 따라 촛불을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합니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지역 역사교재를 개발하여 제대로 된 지역 역사교육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보충 설명을 해 주시지요.
"지금까지 지역에서 지역 역사라고 가르치는 내용들 중에는 왜곡이 되었거나 별로 쓸모없는 내용들도 많이 있습니다. 충남은 동학농민전쟁 때 우금치 전투로 유명한 곳이지요. 동학군 들이 오르내리면서 일본군이라든가 관군들과 많은 전투가 있었던 곳입니다. 이런 내용들 중 에는 잘못된 내용들도 있고, 묻혀진 것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충남의 각 지역에서 동학농민전쟁을 전후로 각 지역에서 그 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잘못된 기록은 없는지, 묻혀져 있는 지역의  역사를 발굴하여 올바로 된 지역의 역사를 교육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탈핵, 환경교육에 앞장서는 충남교육

- 지난 2월 4일에는 탈핵희망 도보순례에 직접 참가하셨는데 탈핵교육 등 생태, 환경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요?
"교육위원을 할 때 페이스북에 원전 관련하여 글을 올렸는데, 원안위 사람과 원전 근무했던 사람들이 마구 두들겨 패더라고요. 그래서 관련자료들을 뒤져보았지요. 전에는 주로 민족문제, 노동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했는데, 그것만이 아니더라고요. '아름다운 지구별을 파괴하고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하여 뭘 도모하겠는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탈핵, 환경, 생태교육이 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지요.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류가 원자력발전을 하는 것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보면서 석유통 옆에서 라이터를 켜는 것이나 무엇이 다르겠나요? 이제는 탄핵을 탈핵으로 바꾸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 탈핵, 환경, 생태 교육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산시켜나갈 방침인가요?
"4월 13일에는 충남문예회관에서 초·중학교 교장 선생님 600분을 모시고 탈핵 강의를 실시할 예정이며, 5월 중순에도 환경동아리 지도교사들 대상으로 탈핵 강의를 실시하는 등 탈핵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는 우리 교육청은 생태적 감수성 역량 강화, 참학력을 신장을 위해 도내 모든 학교에 '환경 사랑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3월 중에는 환경 사랑 학생동아리 지도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계획이며, 2학기에도 탈핵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자료를 보급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이 충남교육청은 환경사랑 학생동아리를 중심으로 환경교육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화력발전소가 있는 보령, 서산, 당진 지역의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및 산성비 등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탐구할 것이며, 철새도래지가 있는 서천 지역에서는 조류 생태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같이 도내 모든 학교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는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탐구하고 참여할 것인데요. 이로인해 학생들이 환경 감수성과 환경 친화적인 태도를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방사능 오염 식품의 학교 급식 식재료로 공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운동들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특혈한 대응책이라도 있으신지요?
"우리 교육청에서는 2014년 10월 '충청남도 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사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학교 급식 식재료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학교급식 식재료를 검사하는 건 한계가 있어 교육청 자체적으로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했습니다. 모든 학교에 대하여 학교별 연 1회 이상 식재료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이 의심되는 식재료는 복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여 추가로  정밀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검사기는 본청 1대, 교육지원청별 각 1대(단, 천안 2대) 총 16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검사결과 방사능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는 식재료에 대해서는 즉시 사용을 중단토록 하고 있고, 기준치 이하 검출이라 할지라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해당 식재료의 사용 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있습니다.

2016년 지난해 기준으로 586건의 자체검사와 120건의 정밀검사를 실시하였으나 검사결과는 세슘, 요오드 등 방사능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에는 684건을 검사해 마찬가지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참학력의 '행복나눔학교'

탈핵순례 나눔에서의 김지철 교육갑 김교육감은 탈핵 순례 마무리 나눔마당에서 인사말을 통하여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탈핵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탈핵순례 나눔에서의 김지철 교육갑김교육감은 탈핵 순례 마무리 나눔마당에서 인사말을 통하여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탈핵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 김광철

- 과거에는 일류대학에 얼마나 많이 진학했느냐를 갖고 교육력을 평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영교시, 야간자율학습 등 김교육감께서는 진학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십니까?
"모 지역교육청에서는 아직도 기초학력 시험을 보고 '전국베스트학력 1위'라는 현수막을 붙이는 등 입시와 경쟁 위주의 과거식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가 여러 지역 교육감들에게 확인해보면 일류대학 진학 통계 자체가 없다고 할 정도로 요즘은 과거식 일류대학 진학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풍토입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일류대에 입학했다는 현수막을 붙이려거든 일류대만 붙이지 말고 모든 대학 입학생들의 이름를 내걸어 달라고.

영교시는 당연히 없고, 야간자율학습도 일부 사립학교에 남아있긴 하지만 학교장 자율애 멑겼는데,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져서 없어지는 풍토입니다. 나는 지금 시대의 참학력은 경쟁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창의, 문화 예술대한 공감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해서는 미래 사회를 열어갈 인재들을 길러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혁신을 통하여 이런 참학력관을 정착시켜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혁신학교가 현재 54개 지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에  대한 학교 현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우리 교육청은 학교혁신의 파일럿 스쿨로서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행복나눔학교는 선정시 4년간 운영됩니다. 행복나눔학교는 새로운 학교문화이자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미래지향의 공교육 정상화 모텔학교로서 2017년 현재 총 54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초등 29, 중학교 17, 고등학교 8개가 운영되고 있고, 14개의 학교가 준비교로 지정되었습니다. 행복나눔학교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충남 도내 모든 학교의 학교혁신이 실현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젊은 교장선생님들이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많이 확산되고 있고,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혁신학교 탐방을 통하여 많은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들이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혁신 '행복나눔학교'의 성과들을 일반학교에도 보급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충남 교육에 대하여 대담하고 있는 김지철 교육감 초록교육 취지팀과 함께 3월초 충남교육청으로 김교육감을 찾아  사전 질문과 대담을 통하여 충남 교육의 주요 내용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충남 교육에 대하여 대담하고 있는 김지철 교육감초록교육 취지팀과 함께 3월초 충남교육청으로 김교육감을 찾아 사전 질문과 대담을 통하여 충남 교육의 주요 내용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 김광철

- 화재를 좀 바꾸어서, 3월 2일인가? 녹도 분교에 한 어린이를 위하여 폐교되었던 학교를 다시 개교를 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육부 등의 방침은 작은 학교는 통폐합을 하는 쪽인데, 그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이 많을 수 있지만... 저는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다'가 교육자로서의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입니다. 녹도 분교에서 순회 선생님이 거쳐할 숙소만 있으면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한 달 150만 원 정도의 예산과 그 외에 컴퓨터 등 몇몇 집기들만 마련하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 어린이라도 공교육이 책임지자, 그런 차원의 접근인 것이지요."

- 이런 혁신 정책들을 펴나가시려면 조례제정도 그렇고 예산 문제 등 도의회의 협력이 필요하실 텐데요...
"처음 교육감에 당선이 되어 정책을 풀어갈 때는 솔직히 도의회와의 협력관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바른정당 등 과거 여당 소속의 의원들이 도의회 내 절대 다수 거든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 보류 시켰던 것들도 이제 와서는 많이 통과시켜주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조례안도 이제야 통과시켜 줄 정도이거든요. 그렇지만 시대의 요구와 흐름이 있고, 제가 교육 혁신을 위하여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많은 협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담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이런 혁신교육에 대하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김지철하면 과격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보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나 잘 한다는 과분한 평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리얼미터의 몇 달 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긍정 평가에선 17개 교육청 중 6위에 올라있고, 부정적인 평가는 제일 적게 나옵니다. 특히 청렴한 교육행정과 혁신 교육에 대하여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더욱 힘이 나지요."

6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렬적으로 교육현장, 촛불현장, 탈핵현장을 누비며 흔들림 없이 '행복나눔교육'을 펼쳐나가는 그에게서 교육개혁에 대한 넘치는 의지가 엿보였다.


#김지철충남교육감#탈핵교육#지역 역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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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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