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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군 오가면 신원리의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농민이 봄배추를 보살피고 있다.
충남 예산군 오가면 신원리의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농민이 봄배추를 보살피고 있다. ⓒ <무한정보> 이재형

수확을 앞둔 봄배추 가격이 폭락하며 재배농민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3월 30일 현재 전국최대 시설봄배추 주산지인 충남 예산군 오가·신암 일대 비닐하우스 재배단지는 3년 전 배추를 갈아엎었던 악몽이 되풀이 되지 않을까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내 봄배추 재배농가들은 대부분이 상인들과 포전계약재배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상인들이 현지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하고 농민이 배추를 키워 놓으면 상인이 직접 수확해 가져가는 방식이다.

작년에 배춧값이 좋아 수지를 맞췄던 상인들이 올해 농민들과 계약재배 면적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수확철에 임박해 남쪽에서 먼저 시장에 나온 배춧값이 폭락하자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계약을 포기하지 않은 상인들은 계약한 포전매매 가격을 깎아 달라고 요구해 농민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에 예산군농어업회의소(회장 박기종)에서는 긴급하게 실태파악에 나섰고 "상인들이 감수해야 할 가격폭락을 농민들에게 전가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농업행정의 관심을 촉구했다.

윤동권 사무국장은 "올해 봄배추 재배면적을 대략 파악해 보니 약 4100동(1동 160평)으로 작년 2800동 보다 1300동 정도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현지 상인들 입에서 5000동 넘게 심었다는 말이 나온다는 소문이다. 이렇게 소문이 나면 농민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가격을 깎아주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한 뒤 "이럴 때 일수록 농민들이 상황판단을 잘 해야하며 예산군 농업행정은 정확한 실태파악을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봄배추 재배농민들이 올해 상인들과 계약재배한 가격은 1동당 280만 원 안팎이다. 작년에 1동당 250만원에 계약재배를 해 농민들도 만족스러웠고 수지가 맞았던 상인들이 올해는 비교적 높은 가격임에도 계약재배면적을 늘려 수박, 토마토 심은 농민들까지 봄배추로 몰렸다.

오는 4월 중순께 본격 수확을 앞두고 시장가격이 10㎏ 1망에 4000~5000원대로 더 이상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상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락동시장 3월 29일 배추시세를 보면 10㎏ 1망 보통상품 평균값이 4390원으로 지난해 동기 8426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예산군 오가면 신원리에서 봄배추를 심은 한 농민은 "200동 넘게 계약재배한 상인이 최근에 계약금으로 준 100만원을 포기하고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 (상인들이) 100만원 이상은 자꾸 깎아 달라고 할 판인데…. 안깎아 줘서 배추처분이 늦어지면 다음 작물이 늦어져 우리가 손해고 참말로 죽을 맛이다"고 하소연 했다.

이같은 현상은 포전매매와 유통구조의 왜곡으로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윤동권 사무국장은 "농산물 생산안정제를 적극 추진하고 산지유통체계를 확립해 농민이 가격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농협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봄배추#가격폭락#포전매매#가락동시장#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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